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둘러보기-한글서예유산임서전

2015-10-26     박해정 기자

한글의 문자적 장점뿐 아니라 글씨체의 아름다움도 한껏 드러내는 전시가 열린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소리문화의전당 3층에서 개최 중인 ‘한글서예유산 임서전’이다.

이 전시는 조선 궁체의 각종 범본을 임서해 전시하고 그 안에 배인 ‘무아지경’의 성스러운 아름다움을 세계에 홍보하기 위해 기획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할 당시 한글 즉 훈민정음의 글자꼴은 통나무처럼 실팍진 획에 모양도 거의 다 방형을 띠는 것이었다.

훈민정음의 질박하고 천진하며 한편으로는 우직하다고 할 수 있는 글씨체를 한없이 부드럽고 고우면서도 엄숙한 질서와 성스러운 해맑음을 품은 글씨로 바꿔놓은 사람들이 있다.

궁중에 갇혀 살며 단 한 번도 자신을 표현할 수 없는 환경 아래 희로애락의 감정까지도 비워버림으로써 물처럼 담담한 마음으로 산 조선의 궁녀들이 그런 글씨체를 만들어 냈다. ‘궁체’라고 부르는 글씨체가 바로 그것이다.

서양의 문화가 들어온 이후 궁녀들이 남긴 ‘담담한 맹물과 같은 글씨’는 개성이 드러나지 않고 천편일률적이라는 이유로 또는 너무 또박또박 써서 인쇄한 것 같다며 예술로 인정받지 못했다.

파격적인 변화와 자극적인 개성의 표현을 중시하는 서양의 예술관으로 평가한 것이다.

비엔날레 조직위 관계자는 “궁체를 우리가 먼저 제대로 알고 전 세계를 향해 자부심을 가지고 자랑하자는 의미에서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며 “세계에 자랑할 만한 우리 한글의 문자적 장점뿐 아니라 글씨체의 아름다움도 한껏 드러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해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