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대 노인들 90명 중학교 입학식 가져

2015-03-15     윤복진 기자

“우리들은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6.25 전쟁을 겪으면서 가난을 극복하고 가족을 건사하느라 공부하는 것조차 사치스럽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고 나니 배우지 못한 것이 가슴의 응어리로 남아 있었습니다. 우리 입학생들이 다시 공부하고자 하는 것은 어린 시절 꿈꾸던 배움에 대한 열정을 다시 한 번 되살려 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지난 14일 오전 전북도교육청이 설립한 전라중 부설 방송통신 중학교의 첫 입학식이 열렸다.

이날 입학식에 모인 신입생들은 60∼70대(70대 13명, 60대 77명) 노인들로 모두 90명이 입학식을 치렀다.

입학생 가운데 최고령자는 1938년생인 이양금(76·여)씨이며 신입생들 가운데 3쌍의 부부도 포함돼 있다. 지역별로는 전주가 40명으로 가장 많고, 익산 19명, 군산 8명, 고창 5명 등의 순이다.

이날 입학식에는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직접 참석해 따뜻한 격려를 보내고, 동창회와 학교운영위원회는 물론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부모세대의 입학을 축하했다.

이들 신입 중학생들은 30명씩 모두 3개 반으로 나눠 3명의 담임 선생님과 학교생활을 하게 되며 기말고사와 현장체험학습, 체육대회 등 일반 중학생들과 비슷한 학사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국어, 영어, 수학 등 40분간씩 하루 6시간의 수업을 받는 것은 물론 매일 1시간씩 창의적 체험활동을 하게 된다.

한순자 전라중 부설 방송통신중학교 교무부장은 “도내 최초 방송통신중학교라 경험이 없어 타 지역 학교경험을 많이 참고했다. 우리 부모님 연배 학생들이니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윤복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