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 배려와 나눔 필요

나익섭(김제경찰서 보안계장)

2015-03-10     신성용 기자

다문화 또는 다문화주의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 등장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이 용어는 스위스 사회를 표현하는 말로 1950년대 말에 처음 사용하기 시작해 캐나다에서 대중화되었으며 한국에서는 1980년 대 말 이후에 등장했다.

최근 한국사회는 다문화다인종 사회로의 이행이 매우 가속화 되고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이주의 자유와 함께 90년대 중반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국제결혼은 2000년대 이 후 그 수가 더욱 급증해 현재 주변에서는 쉽게 다문화 가정을 만나 볼 수 있다.

다문화 가정이 급속하게 늘어남에 따라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혼란과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결혼 이민자들 중 대다수는 우리나라의 언어나 문화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해 적응을 하지 못하고 사회적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 역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정체성에 혼란을 겪거나 또래 아이들에게서 따돌림을 당하는 등 문제점을 안고 있다.

더욱이 대다수가 국제결혼중개업체를 통해 결혼을 하다 보니 상호간의 의사소통의 부재로 인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여 극단적인 경우 가정폭력이나 이혼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경찰에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자 안정된 다문화가정의 조기정착을 위한 여경결혼이주여성 자매결연, 경찰관서 체험학습, 다문화 운전면허교실, 학교폭력 예방교실 등 여러 지원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일이다. 이제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인 것은 확실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단일민족이라는 폐쇄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다문화사회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지금 글로벌 사회에서 세계화를 외치면서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문화 가정들에 대해서는 생활 공동체로 인정하는데 있어서는 조금은 인색하지 않았는지, 또한 나와는 언어와 얼굴색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편견과 오해를 가지고 그들을 바라보지 않았는지 한번쯤은 스스로 되돌아 봐야 할 것 같다.

나익섭(김제경찰서 보안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