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딸 학대 사망' 30대 아버지 첫 공판서 혐의 '부인'

2014-07-03     임충식 기자

네 살배기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 등)로 구속 기소된 장모씨(35)가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3일 오전, ‘전주 친딸 학대 사망사건’에 대한 첫 공판이 전주지법 제2형사부(변성환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됐다. 이날 법정에선 장씨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부인한다”고 밝혔다. 다만 장씨 측 변호인은 개별적인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여부를 추후에 밝히기로 했다. 검찰이 밝힌 장씨의 범행은 구체적으로 7가지 정도다.


이날 장씨와 함께 법정에 선 동거녀 이모씨(36)는 혐의(아동복지법 위반 등)를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학대를 하게 된 경위와 행위 정도는 검찰의 주장과는 사뭇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공소장에 기재된 행위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학대를 한 것은 아니다”면서 “피고인(이씨)은 피해자들을 자신의 친 자식과 차별하지 않았으며, 애정을 가지고 보살폈다”고 밝혔다.


다음 재판은 24일 오전 10시40분 전주지법 2호 법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장씨는 지난 2013년 9월, 욕실에서 목욕을 하고 나온 큰 딸(당시 4세)이 잠을 자지 않고 떼를 쓴다는 이유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가 휘두른 주먹에 맞은 큰 딸은 바닥에 넘어지면서 머리를 심하게 부딪쳤고,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장씨는 사고 후 보험회사에 “큰딸이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이마를 바닥에 부딪쳐 숨졌다”고 말해 12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장씨의 범행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큰 딸은 물론 작은딸(2)도 상습적으로 학대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는 울고 보챈다, 바지에 대소변을 봤다는 등의 이유로 딸의 엉덩이와 허벅지 등을 상습적으로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동거녀 이씨도 이 같은 학대행위에 동참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지난 2013년 6월, 바지 대소변을 봤다는 이유로 큰딸을 2차례 때렸으며, 심지어 햇볕이 내리쬐는 베란다에 2시간 이상 세워두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온몸에 멍자국이 있었던 둘째 딸의 아동 학대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장씨는 경찰조사에서는 혐의를 인정했지만, 검찰조사에서는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충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