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정기 서린 태권도인의 聖地 개원

세계 유일 전용 T1경기장 비롯 교육·수련·연수시설 등 갖춰

2014-05-02     박상규

세계 태권도인의 성지(聖地)로 조성될 무주태권도원이 4월 1일 개원했다. 무주군 설천면 백운리 일원에 조성된 태권도원은 여의도 면적의 절반에 달하는 231만4213㎡(약 70만평)의 장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세월호’ 여객선 참사로 대대적인 개원행사가 무기한 연기됐지만, 무주군 설천면 골짜기에 위치한 태권도원의 위용은 ‘성지(聖地)’로서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성지의 위용을 느끼다

지난 18일 무주 백운산 자락에서 마주한 태권도원은 잠든 거인처럼 웅장하고 조용했다. 자연경관을 병풍 삼아 산자락에 들어선 각종 시설들은 그 자체가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태권도원 조성사업은 국비 2153억과 지방비 146억이 투입됐다.

앞으로 기부금 모집을 통해 176억의 추가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전 세계 206개국에 전파된 태권도의 성지로서 규모면에서 흠잡을 데가 없다는 평가다. 태권도원은 올림픽 단일 종목 최초로 국제경기가 가능하고 체험, 수련이 함께 하는 세계 유일의 장소다.

태권도원은 크게 3개(도전의 장, 도약의 장, 도달의 장)의 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운영센터 옆에 위치한 연수원은 태권도 교육·수련·연수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도약센터는 전 세계 태권도인들의 전문수련,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시설이자 일반인들을 위한 수련공간으로 활용된다.

도약관은 태권도지도자, 심판, 선수와 태권도원을 찾는 일반단체를 위한 숙박 시설이 갖춰져 있다. 체험공간인 도전의 장은 경기장, 공연장, 박물관, 체험관에서 태권도에 대한 경험을 통해 도전정신을 일깨우고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자신감을 키우는 공간이다.

 

 

▲세계 하나뿐인 시설

태권도원의 자랑거리는 바로 세계 유일의 태권도전용 T1경기장이 손꼽힌다. 기자가 이곳에 들어서자 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10여명의 선수가 격파시범과 호신술을 선보였다. 공중 5회전 발차기와 제자리돌려차기를 20여회 성공시키는 선수들의 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과 같았다.

태권도진흥재단 박승하 마케팅 부장은 “경기장이 일반인보다 선수를 위한 설계라는 평을 듣고 있다”며 “국내에서 환복 할 수 있는 경기장은 이곳이 유일하다”고 자부했다. 태권도원은 경기시설 이외에도 볼거리가 풍성했다.

하지만 전 세계 태권도인의 성지로서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태권도원의 상징성이 부족해 보인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박 부장은 “안 그래도 그런 의견이 많아 상징물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권도원의 또 다른 볼거리인 박물관은 3층에서부터 1층으로 내려오는 슬라이딩 구조로 전통무예의 기원과 발전과정, 태권도역사와 백제금동대항로에 새겨진 무예동작, 무예도보통지 등 태권도 관련 자료가 전시돼 있었다.

▲체험형 볼거리 가득

박물관 바로 옆에 위치한 ‘체험관Yap!’은 아이들이 도복을 입고 태권도와 관련된 다양한 기초체력, 실전기술에 대한 가상체험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상대와 직접 대련할 수 있는 가상대련 시스템을 갖춰 체험공간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비디오 안의 캐릭터가 구역 내 플레이어의 동작을 따라해 태권도원을 찾는 어린친구들이라면 한번쯤은 꼭 가봐야 할 공간으로 추천하기 충분했다. 이 곳에서도 아쉬운 점은 있었다. 체험관의 스피커 잡음이 심해 아쉬웠다.

체험관을 나와 전망대로 향하던 길에 태권전과 명인관을 둘러봤다. 도달의장에 속하는 상징지역인 명인관은 일반인 출입금지구역으로 태권도 고단자의 커뮤니티와 네트워크 공간이다. 태권전과 명인전은 태권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부금으로 건물을 짓고 있다.

태권도원은 다양한 휴식·체험공간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오행폭포와 전통정원인 호연정, 명예기림 등은 외국인들도 좋아하는 코스다. 전망대에 오르니 태권도원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전망대는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거나 계단으로 걸어서 올라갈 수 있다. 모노레일 이용료는 2000원으로 한번에 30명(65kg기준)씩 이용가능하다. 노약자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어 관람객들이라면 한번쯤은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진환 사무총장은 “계단 양쪽을 합해 519계단인데 이는 태권도 품세동작 수와 같다며 의도한 것도 아닌데 우연히 이렇게 됐다”고 건설과정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넓은 부지 곳곳에 설치된 각종 조형물들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홍익대 교수인 정현 작가의 재능기부와 포스코의 코르텐강 협찬으로 사람(人)을 표현해 5대양 6대주를 상징하는 11개의 조형물은 또 다른 볼거리였다. 앞으로 태권도원은 한류 콘텐츠를 개발하고 활용해 태권도의 역사, 문화를 소재로 콘텐츠 등을 제작해 공연할 예정이다.

유진환 사무총장은 “태권도원이 가진 다양한 프로그램 패키지로 태권도의 접근성을 더욱 높이고, 종주국의 위상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해 태권도인들의 성지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육성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상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