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도 시인 보리밟기, 가람시조문학상 수상

2006-05-21     김민수
수상작(시조) 보리 밟기 민병도 봄바람에 뿌리가 들린 보리를 밟는다 문신처럼 드러나는 온 몸의 신발자국, 때로는 혼절의 아픔도 사랑이라 일러주며. 밟으면 꺾어지고 일으키면 누워버리는, 차마 작은 돌 하나도 밀어내지 못하지만 그 속에 물결 드높고 함성 또한 뜨거워라. 꼿꼿이 일어서서 아침해를 겨누면서 보무도 당당하게 이 땅의 슬픔을 이긴 보리밥, 민초(民草)의 힘이여! 사투리의 절개여. 정녕 무서운 힘은 창칼도 붓도 아닌 한 근(斤)도 못 미치는 마음 안에 있는 것 날마다 속을 비우는 저 초록, 꿈을 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