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계약 안됐다" 결제거부

기프트 카드 무용지물... 소비자 "기업이기 주의" 불만 높아

2007-02-27     박신국
기프트 카드가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선불금 한도 범위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기프트 카드가 이용자들에게 선물(gift)은 커녕 짜증만 주고 있다.
 이는 무늬만 신용카드일 뿐 상품권과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이 결제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원 송모씨(30)는 이달 초 20만원이 충전된 기프트카드를 선물로 받았다.

 충전된 금액의 한도 내에서 신용카드처럼 사용하면 된다는 말을 믿고 이씨는 최근 대형마트에 들러 설 선물을 고른 후 기프트카드를 내밀었지만 계산대 직원은 “기프트카드는 받지 않는다”고 했다.

 의외의 상황에 당황한 이씨는 “기프트카드도 신용카드사에서 발급하는데 왜 신용카드는 되고 기프트카드는 안 되는 것이냐”고 따졌지만, “기프트카드는 가맹 계약이 돼있지 않아 결제할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27일 현재 롯데백화점 전주점, 이마트 전주점 등 도내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은 일부 자사관련 상품을 제외하면 대다수 기프트카드 결제를 받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내세우는 이유인 ‘가맹점 계약이 돼있지 않다’는 점은 그야말로 핑계에 불과, 기존에 백화점 등과 가맹계약이 된 카드사의 기프트카드는 계산대에서 고유번호(BIN)만 입력하면 문제없이 결제가 된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전주점 관계자는 “기프트 카드는 상품권이나 다름없어 백화점 상품권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칠 뿐이다”며 “카드사 영역만 넓혀주는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송씨는 “자사 상품권 판매를 위해 기프트카드 소비자를 외면하는 것은 명백한 기업 이기주의”라며 “고객들의 불만이 더 커지기 전에 백화점과 할인점은 이를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신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