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가야 고분군에서 금동신발 청동거울 발견

남원 두락리 및 유곡리 고분군 발굴조사 100여점 유물 출토

2013-08-13     윤가빈

 

남원의 가야 고분에서 금동신발과 청동거울 등 다량의 유물이 출토됐다.


12일 전북대 박물관은 남원 두락리·유곡리 고분군(전라북도지정 기념물 제10호)에서 금동신발과 청동거울을 포함해 토기 40여점, 금·은·금동 장식품 포함한 철기류 100점 이상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출토된 금동신발은 주석곽의 함몰된 개석(뚜껑돌)에 의해 심하게 훼손됐지만 금실과 단면 방형의 금동 못들이 함께 출토됐다.


32호분 금동신발은 타출기법의 능형문(마름모모양)이 새겨졌다는 점에서 익산 입점리유적, 나주 신촌리유적 출토 금동신발과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박물관측은 이 금동신발이 가야문화권에서 처음 출토된 예로써 향후 이 지역 정치체의 위상과 대외관계를 규명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청동거울은 직경 17.8cm 정도의 크기로 전체적인 형태, 크기, 돌기, 구조 등을 볼 때 무령왕릉 수대경(국보 제161호)과 많은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고 조사팀은 밝혔다.


이 청동거울은 무령왕릉 출토품보다 30년 정도 앞서 부장된 것으로, 전세품이 아닌 당대의 거울이 왕릉급 고분에 부장된 예로서는 삼국시대 최초로 판단되고 있다.


이외에도 같이 출토된 토기 40여점을 비롯해 금·은·금동 장식품, 철기류 100점 이상도 당시 시대와 생활상을 파악하는 데 귀중한 사료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전북대 박물관 조사팀은 지난 5월부터 남원시에 의뢰해 남원 두락리·유곡리 고분군을 조사해왔으며, 지역 고분군 중 대형분에 속하는 32호분을 발굴 조사했다.


32호분은 직경 21m 규모의 타원형 고분으로 기반층인 화강암층을 평탄화시켜 정지한 후, 수혈식 석곽 2기를 시설했다. 고분 중앙에는 주곽과 부장곽으로 이루어진 2기의 석곽이 나란히 축조됐는데, 주곽은 길이 7.3m, 너비 1.3m, 깊이가 1.8m에 달하는 초대형이다.


조사책임을 맡은 김승옥 교수(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는 “출토 유물로 미루어보아 32호분의 연대는 5세기 후엽으로 보이며, 이 운봉고원 일대 삼국시대 정치체는 고령의 대가야, 웅진기의 백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고대국가를 건설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32호분은 향후 이 지역 고대 정치체의 정체성과 백제, 대가야, 중국 남제와의 대외관계를 다시 쓸 수 있는 획기적 자료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남원=천희철/윤가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