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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범죄피해자지원센터, "범죄피해자에게 희망과 용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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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범죄피해자지원센터, "범죄피해자에게 희망과 용기를.."
  • 임충식
  • 승인 2013.03.19 0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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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가 발생하면 세간의 관심은 가해자로 맞춰진다. 사람들은 범죄자의 범행수법과 목적, 동기에 대해 궁금해 한다. 그리고 가해자에게 온갖 욕설을 퍼붓기도 한다. 


반면, 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겪어야할 고통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잊혀진 존재’로 사라지는 게 현실이다.


한 건의 범죄는 피해자 뿐 아니라 그 가족들과 친인척 등에게 정신적, 경제적 고통으로 내몬다. 이 뿐만이 아니다. 수사와 재판과정에서의 인권침해 등 2차 피해까지 입으면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기도 한다.


이처럼 상처 입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곳이 있다. 바로 사)전주지역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하 전주범피)다. 전주범피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좌절과 절망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


홍종길 이사장은 “누구나 범죄피해자가 될 수 있다. 내 가족, 내 친·구가 범죄로 인한 상처에 힘겨워할 수도 있다”면서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곳인 바로 우리가 하는 일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센터는 피해자들이 범죄가 발생하기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편집자 주>

 

 

◆피해자의 안정적인 생활 책임진다.


지난해 4월, A씨(26·여)는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았다. 지금도 그날만 생각하면 몸서리가 처진다. A씨는 이날 새벽 이상한 느낌에 잠을 깼다. 눈을 떠보니 낯선 남성이 자신의 몸을 더듬고 있었다. A씨가 놀라 소리를 지르자 범인(29·남)은 A씨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가했다. 흉기까지 휘둘렀다. 결국 A씨는 오른쪽 턱 부위를 가위로 긁히고 오른쪽 눈썹부위와 왼쪽 손등이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무엇보다 큰 상처는 정신적인 고통이었다. 실제 A씨는 사람들과 대화조차 불가능,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웠다.
경제적인 고통도 만만치 않았다. 대학생이었던 A씨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생활비와 용돈 등을 아르바이트로 감당해왔다. 하지만 범행 후 1만원이 조금 넘는 요금을 내지 못해 핸드폰도 정지됐다.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어서다. 게다가 계속되는 머리 통증에도 당장 CT촬영 비용도 없어 치료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A씨에게 도움을 손길을 내민 곳이 ‘사)전주범죄피해자지원센터‘였다. 센터는 A씨에게 병원비 걱정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치료비를 지원했다. 병원 치료가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학업에 이어갈 수 있도록 학자금 150만원도 지원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심리 상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사)전주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하 전주범피)는 범죄로 인해 참기 힘든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실제로 센터는 지난해 총 279명의 범죄 피해자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해줬다. 금액으로 따지면 1억 8000만원에 달한다.  살인이나 살인미수 사건 피해자가 71명(5200여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성폭력 피해자(117명, 7100여만원), 상해(63명, 3700여만원), 강도·상해(12명, 700여만원)가 뒤를 이었다.


이경미 행정실장은 “경제적인 고통은 범죄피해자들이 겪는 가장 1차적인 어려움이다”며 “전주범피는 범죄피해자에게 치료비와 생활비 등을 지원, 피해자와 가족들이 최대한 빠르게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률상담에서 신변보호까지..


A씨(28·여)는 지난해 4월 12일 자신의 집에서 끔찍한 일을 당했다. 범인은 A씨의 옆집에 사는 B씨(28)였다. 평소 A씨가 다른 가족들보다 늦게 출근하는 것까지 확인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던 B씨는 이날 오전 A씨가 출근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11시 45분께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서던 A씨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위협, A씨를 3차례에 걸쳐 성폭행했다. 또 90만원 상당의 물품을 빼앗았다. 범행이 이뤄진 장소는 A씨의 집이었다.


범죄 후 A씨에게 하루하루는 지옥이 따로 없었다. A씨는 극심한 공포감 등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집에 혼자 있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이사까지 했지만 여전히 쉽게 현관문을 열지 못하는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이에 센터는 어려움에 처한 A씨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센터는 우선 A씨에게 긴급생계비 300만원을 지원했다. 또 집 안에서 밖의 상황을 살펴볼 수 있도록 CCTV도 설치해 줬다. 특히 A씨가 재판을 받을 때면 법정에 함께 했고, 모니터링을 통해 가해자의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A씨의 의견이 재판에 반영될 수 있도록 도왔다.

 

전주범피는 경제적인 지원 뿐 아니라 상담 등 법률적인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 민간경호 업체와 연계, 신변보호에 나서고 있으며 법정동행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전주범피가 실시한 피해상담은 1007건에 달했다. 법정과 수사기관 동행 등 신변보호 건수도 99건이나 이뤄졌다.


인간적인 유대관계 형성에도 노력하고 있다. 병문안은 기본이고, 영화와 콘서트 관람, 장보기를 통해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돕고 있다. 또 대학생으로 구성된 봉사단과 멘토-멘티 결연식을 통해 지속적인 관심을 쏟고 있다.
전주범피 관계자는 “범죄피해자가 심리적인 안정을 찾는 게 중요하다”면서 “지속적인 심리상담과 유대관계를 형성을 통해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범죄예방활동에도 앞장.


전주범피는 범죄 피해자 지원은 물론 예방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유관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검사와 변호사 등으로 강사진을 구성, 학내에서 무심코 이뤄지고 있는 폭력의 심각성을 학생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전라중을 시작으로 40개 학교에서 1만 4710명의 학생들을 상대로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또 성범죄 피해 예방을 위해 거리로 나서기도 했다.


홍종길 이사장은 “범죄피해자가 정신적·경제적인 아픔을 이기고 범죄발생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면, 이것이 우리 센터가 할 일이다”면서 “범죄피해자와 진심으로 아픔을 함께하는 센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임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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