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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기를 뛰어넘는 역사, 개교 100주년 맞는 완산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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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기를 뛰어넘는 역사, 개교 100주년 맞는 완산초등학교
  • 전민일보
  • 승인 2006.12.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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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백제의 거친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완산칠봉아래 터를 잡은 전주 완산초등학교. 이 학교가 이 땅의 인재들을 기르고자 첫 문을 연지 벌써 10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한 세기동안 전주 완산초등학교를 거쳐 간 졸업생만 2만8710명. 이 수많은 졸업생중에는 이 나라의 정치거목도 있었고, 훌륭한 목민관과 많은 교육자와 법조인, 종교인들이 탄생했다.

전주 완산초등학교의 첫 출발은 사립함육학교(私立涵育學校)

현재의 한 세기 앞선 100년 전은 러·일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을사오적을 앞세워 고종황제를 무력으로 위협하고, 우리나라의 외교권을 강제로 박탈한 을사늑약이 체결됐던 대한제국 광무 9년(1905년)의 이듬해다. 이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 뜻있는 애국민족인사들의 구국의병활동 불꽃이 활활 타오르던 시절이었다.
이 지역에서도 유지였던 진사(進士) 유예근(柳禮根) 선생이 지역 유생들의 자재들을 모아 순수 민족의 정수 교육을 목적으로 1906년 12월 15일, 당시 전주읍(全州邑) 서정(曙町·현 서학동) 192-2번지에 있던 활터 청무사정(請武射亭) 4399평 부지에 사립함육학교(私立涵育學校·4년제 보통과)를 설립했다.
이 당시에는 갑오개혁 이후에 고종황제가 내린 조선소학교령에 따라 나라에서 세운 전북공립학교(1897년 개교·현 전주초등학교)가 있었고, 사립함육학교와 같은 해에는 군산공립보통학교(현 군산중앙초등학교)가 세워졌다.
이후 사립함육학교는 한일합방으로 대한제국이 막을 내린 이듬해 양영(養英)·양성(養成)·유치(幼穉) 등 3개 사립학교를 병합해 전주사립육영보통학교(全州私立育英普通學校)로 이름을 바꿨다가 1913년에는 전주 제2공립보통학교로 편입됐다.

일제시대에는 민족적 색채를 간직하며 조선 사람들만 다니는 학교로 남아

1939년 8월에는 현재의 완산동 167번지로 이전해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원래 사립함육학교로 출발했던 자리에는 오늘날 전주교육대학교 전주부설초등학교가 있다.
1941년에는 전주완산공립국민학교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완산동에 자리를 잡은 이후에는 일본인이 이 학교에 입학하거나 전학 올 경우 죽음을 맞이하거나 집안이 망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조선 사람들만의 학교로 남았다.
이런 덕분에 일본인 자녀들이 많이 다니던 전주 공립보통학교(현 전주초등학교)와 달리 이 학교에는 조선 학생들이 많이 다니게 됐고, 간혹 일본인 학생이 있다가도 조선 학생들 등쌀에 오래 견디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 덕분일까. 우리나라 현대 정치사에서 해방이후 반탁운동의 대표격으로 불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 앞서 호남을 기반으로 한 큰 정치거목으로 꼽히는 소석(素石) 이철승(84·23회 졸업·서울평화상문화재단 이사장) 선생도 학창시절 창씨개명은 물론 일본말 배우기를 거부하며 민족의식을 지켰다고 한다.
6·25 전쟁의 아픔을 껴안고 세월을 보낸 완산국민학교는 1950년대에 이르러 학생 수만 4000명이 넘는 대형 학교로 성장했고, 교실이 부족해 운동장에서 천막을 치고 수업을 할 정도가 됐다.
이렇게 이 땅의 인재양성을 목표로 사립함육학교에서 시작한 완산국민학교는 완산칠봉의 기운을 받아서인지 수많은 인물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정치거목인 소석 이철승 선생을 비롯해 김상두 전 장수군수(34회), 김성길 변호사(41회), 이원창 전 국회의원(42회), 임수진 전 진안군수(45회·완산초 총동문회장), 심재권(46회) 전 국회의원, 김영진(47회) 전북도 교육청 교육국장, 이환주(60회) 전북도 전략산업국장 등이 이 학교 졸업생들이다.

“반갑다 친구야, 힘 모아 미래로!”…한 세기를 뛰어넘어 시작하는 새 출발

사립함육학교에서 출발한 전주 완산초등학교가 오는 15일이 되면 개교 100주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어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
완산초가 걸어온 한 세기는 대한제국의 멸망과 일제시대를 지나 대한민국의 탄생과 오늘날의 경제대국까지, 단순히 세월이라 부르기에는 겸연쩍어지는 역사의 시간들이다.
그렇지만 화려한 미사여구를 뒤로하고 완산초의 현재를 들여다보면 전주 구도심권의 몰락과 함께 1950년대 4000명을 넘던 대형학교가 이제는 전체 학생 수 306명(12학급)의 소규모 학교로 변했다.
신시가지 개발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함께 들어선 학교에는 학생들이 넘쳐나지만 구도심에 남은 학교에는 상당수 학생들이 아파트를 따라 떠나고 없다. 현재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전체 학생의 3분의1 가량이 저소득층 무상급식 대상일 정도로 교육여건은 어렵기만 하다.
이제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새롭게 총동창회가 결성되고, 후학인재 양성을 위해 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다고 하니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선 총동창회는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동문회보를 계간으로 발행하고, 오는 16일 첫 송년의 밤과 함께 완산칠봉과 전주천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제막할 계획이다. 추후에는 완산초의 역사를 더듬어 100년사를 발간할 예정이다.
장학사업으로는 4·5학년 재학생 가운데 학업·체육·문예·정보 분야에서 우수한 학생과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을 선발해 남·여 교사와 함께 매년 해외연수를 보내 글로벌인재 양성의 기초를 닦을 계획이다. 소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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