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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정부가 직접 키워라” 분노 폭발한 한우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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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정부가 직접 키워라” 분노 폭발한 한우농
  • 윤가빈
  • 승인 2012.01.06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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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상경집회 추진 경찰 저지로 무산, "소 값 하락 정부 책임져야"

“소, 정부가 직접 키워라”


도내 한우농민들이 소 값 하락에 항의하기 위해 상경집회를 시도했지만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다.


전국한우협회 전북도지회 회원 600여명(경찰추산 290명)은 5일 오전 11시 한우반납 운동에 참여하기 위해 상경을 시도했다.


이날 도내 각 시군 한우협회 회원들은 전주시 덕진구 용정동 전주IC에서 모인 후 동시에 상경하기로 계획했다. 회원들은 400여대의 1t 트럭에 각각 소를 싣고 전주IC에 모이기로 했지만 경찰은 시군 농가에서부터 집회참가를 막아섰다.


경찰은 각 서별로 경찰 1100명을 투입시켰고 전주 IC인근에는 6개 중대의 병력을 배치시키는 등 고속도로의 진입을 원천봉쇄했다.


임용현 한우협회 사무국장은 “새벽 3시부터 경찰이 농가로 찾아와 집회 참가를 저지했다”며 “소를 아예 싣지 못하게 막아 빈차로 온 회원들이 대다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안과 고창지역의 회원 100여명은 아예 참가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서울에 집회신고도 되어있지 않아 집시법위반과 교통방해죄 등에 적용될 수 있어 진입을 저지했다”고 밝혔다.


상경 자체가 이뤄지지 않자 이들은 전주IC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정책에 대해 규탄했다.

 
완주군에서 왔다는 정용성(67)씨는 “소를 키운 지 벌써 20년째다”며 “예전에는 소 팔아 자식들 대학도 보내고 했는데 모두 옛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3년 전 구제역 파동 이후 소 값은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며 “한우농가가 힘겨워하고 있는데 정부는 미국 소를 수입하고 FTA를 체결하는 등 농가를 계속 수렁으로 밀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읍에서 온 한 농민은 “7개월 된 송아지 한 마리가 100만원에서 120만원 사이에 거래된다”며 “그 송아지를 구입해 6개월 동안 키우는 비용이 480만원이다”고 말했다. 이어 “키운 소를 판매하려고 하면 200만원에 거래된다”며 “한 마리 당 600만원에 가까운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소를 어떻게 키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통과정에 대해서도 농민들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제에서 소를 키우고 있는 전모씨(50·여)는 “유통마진을 줄이기 위해 상당 수 농가들은 판매자에게 직거래를 하고 있다”며 “생산자-도축-가공-판매장, 음식점 등 보통 4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유통과정에서 도매상이나 식당 등이 상당한 마진을 남기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에 한우를 먹고 있는 것이다”며 “유통구조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우협회 회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전북도청으로 자리를 옮겨 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농민들은 소 값 하락, 사료 값 안정화 대책 등을 요구하며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한우협회 관계자들은 김승수 전북도 정무부지사와 면담을 갖고 지역 실정에 맞는 장기대책, 가격안정화를 위한 유통문제 개선 등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임용현 한우협회 사무국장은 “전북도가 적극적으로 대안마련에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했다”며 “조속한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또 다시 집회를 열 것이다”고 경고했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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