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이번에 가계약을 해지하게 된 데에는 더 이상 사우디 S&C사가 비응도 호텔에 대한 투자의지가 없다고 최종 판단했기 때문이다.
부지 용도변경에 따른 땅값 상승과 주변 여건의 변화로 사우디 S&C사측이 섣불리 투자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가계약 해지에 따른 시가 짊어져야 할 부담감은 만만치 않아 향후 적 잖은 후유증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사우디 S&C사와의 법적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또 시의회 등의 책임론 공세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막대한 투자비용을 감당할 국내외 신규 투자자를 찾는 것도 새로운 과제로 등장하게 됐다.
△사우디 S&C사와 계약이 해지가 된 이유=사실 사우디 S&C사와 당초 맺은 가계약이 물거품된 첫 번째 이유는 완충녹지에서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에 따른 땅값 상승이 주된 이유로 해석되어진다.
시가 완충녹지로 묶여진 토지를 매입할 당시 금액은 99억5300만원.
하지만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되면서 토지가격이 당초보다 두 배가 넘는 213억4000만원으로 껑충 오른 것이 바로 그 것이다.
이 때문에 사우디 S&C사측은 협의를 벌이는 과정에서 시와 한동안 이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계약 당시와 달리 주변 여건이 크게 달라진 것도 가계약 해지에 이르게 된 이유로 풀이된다.
호텔이 들어설 비응도 주변에 200실 규모의 민자호텔과 비즈니스센터가 건립되고 신시~야미도 구간 다기능부지가 조성되면서 경영수익성 문제가 대두돼 SPC(특수목적법인)설립에 차질을 빚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사우디 S&C사측이 두바이에 집중투자하는 바람에 자금력이 부족해진 것도 가계약을 해지할 수 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라고 시는 내다봤다.
△가계약 해지에 따른 후폭풍 만만치 않다=시의 이번 가계약 해지를 둘러싸고 적 잖은 후유증이 예고된다.
먼저 사우디 S&C사측과 법적 소송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S&C사측은 이미 보증금 3억원을 예치해 놓은 상태로 가계약 해지에 따른 귀책사유가 어디에 있느냐를 놓고 공방이 예상된다.
앞서 사우디 S&C사측은 “만약 군산시가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한다면 우리는 상상할 수도 없는 행동까지 포함해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사전 경고한 바 있다.
시는 이 문제와 관련해 대륙아주측의 법률적인 자문을 받아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변호사의 말을 빌려 “시는 본계약 추진을 위한 제반 행정절차를 마무리하는 등 본계약 추진준비를 성실히 해 온 만큼 법적인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의회의 책임론 공세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는 작년 항만경제국 업무보고 등을 통해 비응도 호텔 건립 무산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질 것을 지적한 바 있다.
이 국장도 이날 이 같은 책임론을 의식해 “비응도호텔 설립 무산으로 시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준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과연 새로운 국내외 투자자 등장할까=시는 이번에 사우디 S&C사측과 계약이 해지됨에 따라 국내외 업체를 대상으로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이 국장은 “비응도 호텔건립과 관련해 미국계 기업이 예전부터 관심을 보여왔다”며 “그런 만큼 민간투자사업자 공모를 통해 국내외 업체를 선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동신 군산시장이 올 초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우디 S&C사측의 투자가 무산되도 5억불을 투자할 미국계 기업이 있다’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하지만 이 역시 매우 불투명하다.
시가 사우디 S&C사측이 투자를 망설이게 된 이유로 주변여건(민자호텔건립 등)의 변화로 경영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점을 꼽은 것을 감안할 때 국내는 물론 국외 업체도 섣불리 경영수익을 보장받지 못할 곳에 막대한 투자를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바로 시의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따라서 시가 국내외 투자업체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투자조건에 대한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군산=신수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