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일부 택시업체들의 부가세경감분 부당사용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업계일각에서는 변화와 자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사실상 고정수입원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이 일부 사주들의 과욕으로 인해 회사운영체제가 일방적으로 휘둘리는 가하면 사원들의 복지를 위해 국가가 시행하고 있는 제도마저 깡그리 무시당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14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2일 시에 제출된 진정서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해 전주 S교통의 부가세경감분 사용 내역 중 택시운송조합에 지급한 노조 총 연맹비는 실제로 사측이 운송조합 측에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사원복지명목으로 부가세 경감분에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명절 선물비로 지급한 200여 만 원에 대해 실태를 확인한 결과 회사 측은 명절선물로 직원들에게 ‘복분자 원액’을 준 것으로 밝혀졌으며 선물 구입비용은 부가세경감분에서 공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시는 S교통에 대해 부가세경감분 사용지침위반으로 과징금 120만원을 부과키로 결정했다.

노조 총 연맹비를 부가세 경감분에서 공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주 D교통도 시의 진상조사결과 사실로 드러나 사업개선명령이 떨어졌다.

이 같은 일부 택시업체들의 이기주의적 회사운영방식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업계근로자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택시 운전사 서모씨(38)는 “그동안 노조와 일부 사원들이 회사 측의 입장만을 생각한 운영방침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해왔다”며 “회사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직원들이 어디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또 “회사가 근무환경을 어렵게 만들수록 결국 그 피해는 사원들과 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한모씨(49)도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회사택시 근로자가 어떻게 손님들에게 친절을 베풀 수 있겠느냐”며 “일부 택시운전자들의 난폭운전 역시 회사 측의 과도한 사납금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경영자 우선의 수익구조로 인한 업계의 폐단이 악순환 되면서 택시업체들의 변화가 모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근로자들의 생계조건이 보장되면 차별화 된 서비스를 통해 업체들의 수익도 보장될 수 있다는 것.

세계적인 택시회사로 손꼽히는 재일한인 사업가 유봉식씨가 운영하는 MK택시의 경우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삼형 전국택시활동가 연대회의 사무국장은 “회사 측이 일방적인 수익창출구조에서 벗어나 사측과 근로자가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는 ‘win-win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며 “현재까지 국내 기업 중에서 시도된 적은 없지만 가능성이 충분한 경영전략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또 “지난 2004년 MK택시의 유봉식 회장이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상할 당시 ‘물고기가 죽을 때 머리부터 썩듯이 기업이나 사회도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장이 일하기 싫어하고 폼 나는 일에만 신경 쓰면 그 회사는 망하게 된다, 근로자를 탓하기에 앞서 경영진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사회도, 국가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며 “파격적인 회사구조 개혁까지는 아니더라도 경영진이 모범을 보일 수 있는 경영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승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