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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없이 언어파괴 극심 우리말 우리글이 멍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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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없이 언어파괴 극심 우리말 우리글이 멍들고 있다
  • 최승우
  • 승인 2006.10.08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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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60돌 한글날-빠빠시-당스를 아십니까

-합성어-은어 등 국적불명 언어 남발
-전주객사 일대 한글간판 단 3곳 뿐
-비문장-불완전한 사이버언어 양산
-세대간 의사소통 단절 갈수록 심화



한글날이 16년 만에 국경일로 재 지정됐지만 한글의 현주소는 제자리를 잃고 있다.
길거리와 사이버공간, 시민들의 일상생활에서는 외래어와 비속어, 정체불명의 언어가 난무해 한글의 정체성마저 위협하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 홍수를 이루고 있는 정체모를 외계어와 각종 비속어들은 세대 간 대화 장애의 큰 요인이 되고 있다.

△길거리는 외래어의 바다
도심 상가에 내걸린 간판들이 외래어로 도배된 사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년 한글날이면 시민들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간판들이 지적되고 있지만 변화의 시도는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8일 전주의 중심상권인 객사거리 일대.
상가 곳곳에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는 간판 중 순우리말 간판은 단 한곳도 찾아볼 수 없다.
EtOOO, OO이너웨어, OO사께 등 외래어로 조합된 간판들과 짱OO 등 비속어로 이뤄진 간판들이 상가건물을 뒤덮고 있다.
또 UVOOO, AO, AnivOO OOTOWN 등 사전에도 나와 있지 않은 단어를 간판에 내건 상가들도 상당수 눈에 띤다.
이처럼 외래로 간판으로 홍수를 이루고 있는 상가골목에 그나마 한글을 표기한 간판은 한성OO, 교보OO, 홍초OO 단 3곳.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한글로 쓰여 진 탓인지 이들 간판들은 유독 눈에 들어온다.
형형색색 화려한 글씨체로 만들어진 외래어 간판에 비해 한글간판의 짧고 간결한 글씨는 시민들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
전주시 평화동에 사는 강은미(23)씨는 “외래어 간판을 따로 놓고 보면 세련된 느낌이 들지만 거리 곳곳에 워낙 많다보니 기억하기 힘들 정도”라며 “오히려 한글간판이 기억하기도 쉽고 깔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넷, 한글파괴의 온상
‘열공(열심히 공부)해서 그런지 조낸(너무) 피곤해’, ‘어제 길거리에서 초딩(초등학생)동창이 친하지도 않으면서 아사까더라(아는 사이인척 사기치더라)’.
최근 10대 청소년들이 사이버 상에서 사용하는 언어다.
빠빠시(안녕), 당스(당연한 이야기), 씹었다(못 본 척 하다, 무시하다), 오방하다(오만방자하다) 등 의미조차 이해할 수 없는 언어들이 인터넷 상에서 봇물처럼 넘치고 있다.인터넷 채팅과 블로그에서 네티즌과 청소년들이 일상용어처럼 사용하고 있는 ‘외계어’는 어법이 틀리고 문장의 완결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호칭과 경어법을 무시하고 있다.
심지어 즐(욕설), 두거(죽어) 등 욕설과 폭언까지도 외계어로 겉모습을 바꾼 채 공공연히 모니터 상에 오르내리고 있어 한글파괴의 주범이 되고 있다.
사이버 공간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외계어는 초등학생들의 한글교육에도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초등학생들이 외계어를 표준어로 생각하고 있는 것.
특히 발음기호대로 표기하는 특성을 가진 외계어 구사법은 한글교육의 기본인 맞춤법 교육에 치명적이다.
초등학교 교사인 이정숙(26)씨는 “맞춤법이 틀린 단어를 국어시험지 답안에 작성한 학생이‘분명히 맞는 말인데 점수가 잘못 나왔다며 찾아오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며 "외계어가 인터넷 상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다보니 한글 기초교육이 끝나지 않은 어린 학생들은 표준어와 외계어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외계어는 세대 간의 의사소통에도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 만들어지는 청소년들의 외계어는 세대 간의 차이를 점점 넓혀 최근에는 20~30대 젊은층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다.
중학생 자녀를 둔 송동길(42)씨는 “얼마 전 아들이 보낸 문자메시지가 무슨 뜻인지 몰라 인터넷을 찾아봤다”며 “아들과 세대 차이를 보이기 싫어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청소년들의 한글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영명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문화적, 제도적으로 바른 우리말을 사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청소년들에게도 우리말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강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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