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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무기는 지역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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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무기는 지역성이다
  • 전민일보
  • 승인 2010.05.26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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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일보가 얼마 전 일곱 살이 되었다. 2003년 창간 이후 7년 만에 전민일보는 도내 십여 개 지방신문 가운데 어엿한 중견 신문이 되어 있다. 대단한 일이다. 지역 경제도 넉넉하지 못하고 지방 언론 환경도 팍팍한 현실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 왔을까 생각하며 전민일보의 모든 종사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민일보 또한 오늘날 대다수의 지방신문이 겪고 있는 생존의 위기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그만큼 지방신문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크기 때문이다. 아니 이 걱정은 단지 미래에 대해서만이 아니다. 당장 오늘의 현실도 걱정인 게 사실이다. 미디어 환경은 날로 급변하고, 경영은 갈수록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생존의 위기란, 안팎에서 동시에 닥쳐온 문제다.
 먼저 지방신문이 맞이하고 있는 외부 환경에 눈 돌려 보자. 미디어 환경은 날로 급변하고, 뉴스 소비자들이 뉴스를 접하는 방식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하여 지역 뉴스를 가급적 더 많은 이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온라인이 아니면 안 된다고 보는 것이 현실이다. 대다수 지방신문이 자사 사이트를 구축하고 온라인에 공력을 들였음에도, 이 냉혹한 온라인 뉴스 유통환경이란 지방신문과 지역민 사이의 거리를 좀처럼 가깝게 해 주지를 않는 것 같다. 오늘날 거의 모든 지방신문이 온라인을 통해 독자들의 접근경로를 열어 놓고는 있다. 사정이 허락하지 않는 영세신문이 아닌 바에야 자사 사이트를 만들어 온라인 구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기본이다. 할 수 있다면 포털 사이트를 통해 자사의 뉴스가 공급되게 하려고 애를 쓴다.  허나, 대다수 지방신문의 사이트 방문자 수나 조회 수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더구나 온라인의 뉴스 유통환경은 포털 사업자가 주도하고 있어서, 지방신문의 뉴스는 포탈 사업자가 선택해 주어야만 뉴스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다. 참으로 어렵다. 다양한 채널의 방송과 온라인 뿐 아니라 스마트폰, 전자책 같은 멀티 플랫폼에서 뉴스를 접하는 뉴스 소비자들을 향해, 지방 신문이 다가설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인가? 
 갈수록 멀어져 가는 뉴스소비자들을 어떻게든 지방신문의 애독자로 돌려 세워야 한다는 점은, 거의 모든 지방신문 종사자들에게 똑같은 고민거리이고 어려운 숙제이겠다. 그렇다면 우리네 지방신문은 외부 환경에만 눈총을 보낼 게 아니라, 내부로부터 닥쳐온 위기의 원인에도 대처할 방법을 찾아 나서야 한다. 지방신문 내부에서 오는 위기의 원인은, ‘우리 신문은 과연 지역민이 원하는 뉴스를 만들고 있는가’ 하는 질문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지역민이 원하는 뉴스를 만들어야만 지방신문이 지역 공동체 속에 깊숙이 안착할 수 있고, 이것으로 그 생존이 보장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당연한 질문을 끊임없이 해대면서 스스로를 들들 볶고 있는 것이 우리 지방신문 종사자들일 것이다.
 지금 지방신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성(地域性)을 강화하는 것이다. 지방신문은 우선 지역 사회와 손발을 맞출 접점을 찾아내야 한다. 지역밀착형 정보를 생산해야 한다. 지역민이 원하는 뉴스, 지역민과 함께 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일이 다급하다. 지역민이 지역 정보를 과연 어디에서 얻고 어떻게 소비하는지, 지역민이 돈을 쓰고 시간을 보내는 곳은 어디인지 데이터를 갖고 분석해야 한다. 그래서 지역민과 공존하는 서비스를 창출해 내야 한다.  해외 지역 신문들로부터 시작돼 온 ‘하이퍼로컬저널리즘’도 한 대안이다. 지역 내 온라인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지역 내 밀착 정보를 독자들과 함께 제공함으로써 매체의 신뢰도와 친숙도를 끌어올리는 이 전략은,  작지만 밀착 가능한 시장을 탐사하면서 독자에게 다가서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시도는 언론매체 안팎에서 이미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금은 누구나 지역신문을 대신해 지역 뉴스를 생산하고 공급할 지적능력과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오히려 전통 매체인 신문이 한발 늦은 모양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신문은 뉴스를 조직적으로 생산하는 통합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개인 블로거나 카페가 신문보다 훨씬 빠르게 특화된 커뮤니티를 구축해 가고 있다면, 통합적 뉴스 생산 시스템을 갖춘 신문은 이보다 훨씬 체계적인 커뮤니티를 정교하게 구축할 수 있다. 이것이 강점이다. 잠깐의 노력으로 쉽사리 효과를 거둘 수는 없겠다. 이것을 현실화하려면 기자들도 지역민과 소통하는 데에 더욱 능동적으로 뛰어야 한다. 모든 기자가 분투하지 않는다면 지방신문의 활로를 찾기란 애당초 불가능하다.

김수돈 /  전민일보 독자권익위원, 전북의정연구소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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