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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보는 지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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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보는 지도자들
  • 전민일보
  • 승인 2010.03.29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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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저녁, 신성하다는 종교계의 지도자들이 우르르 몰려다녔다는 소문이 들렸다. 그러나 누가 어느 특정인을 찾아가는 것은 종교인 이전에, 참정권을 가진 국민으로서 문제될 것이 없다. 그리고 이런 권리는 보장되어야 한다. 그 종교인이 누구를 지지하든 누구를 싫어하든 그것은 그 사람의 자유요 권리다. 그리고 그런 일들은 종교인이 아니라고 자처하는 무신론자들도 항상 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종교인의 정치참여도 당연한 것으로 인정해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그 자체를 두고 여러 말을 할 필요도 없다.
나는 최근 삼일운동에 관한 자료를 보면서 어느 특정 종교인들이 참으로 많은 고통을 당했다는 것을 느꼈다. 그분들은 민족의 앞날을 걱정하며 자신의 목숨을 내 걸었었다. 그러기를 여러 차례, 비록 수많은 희생자를 내고도 성공하지 못한 삼일만세운동으로 남았지만 역시 어느 누구의 노력이 필요했던 우리의 역사였다.
종교계의 원로나 지도자들은 국가의 위태로운 상황을 맞았거나, 커다란 변화가 예견될 때 그 위력을 발휘했었다. 그분들은 종파를 따지지 않았고 개인의 욕심을 부리지도 않았었다. 오로지 국가와 민족의 안위를 생각하였던 분들이시다. 후세들이 그분들을 고맙게 생각하고 본받자고 하는 것은, 모두가 자신의 영달이나 치부보다 대의를 우선시하였던 정신을 높이 평가하는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지난 대선 때,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던 후보를 찾아갔던 종교인들은, 그 당시 국가의 위태로운 상황을 직견했던 것일까. 누란의 위기에서 국가를 구해야 할 정도로 다급함을 예견했던 것일까. 그래서 하나같이 특정후보를 연호하며 드러내놓고 지지를 유도했던 것일까.
생각해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이들은 눈앞에 펼쳐지는 실체를 보고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그들을 믿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바로 자신들의 언행이다. 조금만 신경 써서 둘러보면 지금 들고 일어나야 할 국가의 위태로움은 도처에 널려있다. 어느 날부터인가, 베스와 블루길이 들어오더니 토종 물고기를 잡아먹고 우리나라 하천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작지만 욕심도 많은 청거북이가 들어오더니 온 연못을 휘젓고 다닌다. 생긴 것도 부담스러운 청설모는 작고 귀여운 다람쥐를 몰아내더니 온 산의 씨앗마저 먹어치우고 있다. 황소개구리는 천적인 뱀마저 먹어치우고 있다. 그런가 하면 치명적인 전염병은 최고급 먹을거리인 소고기에 숨어 들어와 언제라도 덤벼들 태세다. 국가의 백년대계라는 교육이 열매부터 뿌리까지 썩어가고 있다. 국민의 공복이라는 공무원은 국민에게 군림하는 군주가 되어있다. 너는 죽어도 나만 살면 된다는 뇌 구조를 가진 사람들이 넘쳐난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국가는 망해도 돈만 있으면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득실댄다. 내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공부를 하는 동안, 너는 총을 메고 나라를 지켜달라는 이기주의가 팽배한 세상이다. 본인을 지칭하는 동영상도 주어가 없어서 자신과 무관하다는 세상은, 나 외에 어느 누구도 잘못되었다는 자기과대망상증에 걸린 세상이다. 친일파에게 쫒겨가며 독립운동을 하였는데, 해방이 되어서도 친일파에게 지배당하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다.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어도 코 베어갈 족속들은 천연의 요새인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기며 시비를 걸고 있다. 그렇게 목숨을 바쳐 싸웠던 삼일운동의 원흉이 요구하는 대로, 역사를 왜곡하고 민족혼을 뭉개버리는 집단이 활개치고 있는 세상이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국가의 위태로움을 인식하지 못하는 지도자들은 아전인수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이런 사람들에게서는 지도자라는 단어를 떼어내야 한다. 그들은 이미 원로의 자격을 반납한 사람들이며, 리더의 위치를 상실한 그냥 필부일 뿐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진정한 지도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일어서야 할 때와 앉아야 할 때를 구분할 줄 아는 리더가 필요한 때이다. 

한호철 / 한국문예연구문학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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