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예방, 사회적 노력 절실
10일은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와 국제자살예방협회가 그리 정했다. 무슨 무슨 기념일들이 많은데, 거기다가 자살 예방의 날을 정하고, 자살 예방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은 모순도 이만한 모순이 없다. 하지만 이제 자살은 멀리서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된지 이미 오래다.
연간 자살자 1만4000명, 60대 이상 자살자는 2000년 이후 2배로 증가했다. 20대 사망 원인 중 자살이 그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통계들은 한국이 갖고 있는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시 광역정신보건센터에서 2005년 1월부터 2006년 7월까지 센터에 마지막 구명을 호소해온 자살 상담자 937명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자살 충동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 가족문제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피상담자의 28.5%가 가족문제로 자살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과 소외감 등 1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가족이 상담자를 절망의 나락으로 이끄는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뒤이어 삶과 질병, 사회적 무관심 등에 대한 비관이 16.1%를 차지하고 있다. 이성과 직장 동료, 교우관계, 왕따 등의 대인관계에 의한 것이 14.7%, 생활고와 카드, 부도, 주식투자 실패, 도박 등 경제문제가 13.9%였다. 특히 정신과 치료를 받은 상담자가 57.4%로 절반이 넘었고, 10명 중 8명은 우울증 증세를 호소하고 있었다. 10명 중 8명이 자살 전에 우울증 증세를 갖고 있었다는 것은 정부와 사회가 의지만 있다면 자살자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특히 청소년 자살자가 자살자의 30-50배 수준이라는 것은 자살이 심각하다고 말하면서,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는 심각한 상황임을 대변하고 있다. 자살 예방에 대한 사회적, 정책적 노력이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