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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획량 갈수록 줄고 면세유값 2년새 2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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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획량 갈수록 줄고 면세유값 2년새 2배 껑충
  • 김운협
  • 승인 2006.09.04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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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바다 떠나는 군산어민들
-온종일 일해도 남는건 빚뿐
-"차라리 막노동 해야할 판"
-비응도 어민 조업포기 속출


“이제 뭘 해먹고 삽니까? 인건비나 기름 값은 갈수록 오르는데 어획량과 수입은 오히려 줄어드니 차라리 막노동을 하는 게 더 낫습니다”

새만금방조제가 시작되는 군산 비응도에서 만난 새만금 내측어민 이모(53)씨가 내뱉은 깊은 한숨이 베인 말이다.
세계 최장의 방조제를 쌓는다고 15년이라는 시간동안 온 나라의 이목이 이곳에 집중되고 떠들썩했지만 정작 그 속에서 업(業)을 잇고 있는 이 씨의 표정은 원망으로 가득했다.

“이제는 차라리 어장에 안 나가는 것이 돈 버는 일인 것 같네요. 하루 종일 일해도 돈 십 만원 벌기가 힘든 상황인데 기름 값과 유지비에 이것저것 합하면 남는 것 빚뿐입니다”
기자에게 한참을 하소연을 늘어놓은 이 씨는 바다에 나가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는 말을 남기고 그날 잡은 소라 몇 뭉치를 들고 사라졌다. 

이 씨를 만나러가는 동안 물위에 있어야 할 배들이 길가로 올라와 있는 풍경을 몇 차례나 목격한 터라 이씨의 이 한마디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해가질 무렵이면 크고 작은 고깃배로 가득 했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으로 한산함까지 느껴졌다.
군산시는 어청도와 장자도 등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어선업이 발달했으며 도내뿐만 아니라 서해안에서 손에 꼽히는 어업도시이다.

그러나 최근 새만금 등으로 수산자원 고갈로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어민들의 어업포기가 늘고 영세어민들의 소득이 예전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도내지역 어선업 생산량은 6만1072M/T으로 지난 2004년 7만8221M/T보다 21.9%나 감소했으며 생산금액도 1467억원 선으로 지난 2004년 1791억원보다 324억원이상 줄었다.

군산지역 생산량이 도내에서 가장 많은 것을 감안하면 타 지역 영세어민들의 상황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현실이다.
여기다 어업경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면세유는 지난 2003년 경우 200ℓ 한 드럼에 5~6만원이던 것이 최근에는 12만원으로 불과 2~3년세 2배가량 올랐다.

면세용 휘발유도 200ℓ 한 드럼에 15만원 선으로 지난해보다 3만원이나 인상돼 오히려 어업을 포기하고 면세유 불법유통 등 범죄의 늪으로 빠지는 어민들도 늘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까지는 전년도 사용량을 고려해 1년치를 한꺼번에 배정했지만 올해부터는 분기별로 배정하는 상황이라 올 4/4분기는 배정도 안 이루어져 당장 쓸 기름도 없는 현실이다.

어민들의 상황이 이렇다보니 어업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늘어가고 있다.
군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소형기선저인망어선 정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어선판매를 신청한 수는 총 123건이었으나 올해는 183건으로 급증했다.

또 연안해업구조조정사업에도 올해 신청자가 지난해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사업수량이 정해져 있는 상황이라 어선감축을 신청해도 신청자의 20~50% 가량은 또다시 적자어업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어업포기를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는 김모(57)씨는 “배를 몰고 바다로 나가면 오히려 빛만 늘어나는데 어찌 어업을 계속 하겠냐”며 “바다를 살리고 수산자원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다와 수산자원이 살기 전에 어민이 먼저 죽을 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어업감축사업을 꾸준히 시행하고 있지만 어민들이 현실적인 보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며 “보다 현실적인 어민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 어민들의 어려움 해소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민들은 오늘도 새만금사업 등 여러 가지 정책과 보상책들이 어민들의 현실과는 거리가 멀고 실질적인 해소책이 아니라며 한숨과 함께 바다로 나간다.
김운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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