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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불가여동군(鳥獸不可與同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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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불가여동군(鳥獸不可與同群)
  • 김민수
  • 승인 2006.08.2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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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병우 
전주우체국장

   "조수불가여동군 오비사인지도여(鳥獸不可與同群, 吾非斯人之徒與而誰與) 논어 미자 편에 있는 공자의 말씀으로서 ??나마저 새나 짐승의 무리와 함께한다면 누가 사람의 무리와 함께할 것인가" 라는 뜻이다.  바다이야기가 온통 우리사회를 암울한 심연 속으로 빠뜨리는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 사회가 물질주의와 이기주의가 만연해가는 풍토 속에서 정치를 하건 조직을 운영하건 간에 그 어떤 물적 관념이 아니라 사람을 기준으로 뜻을 펼 것을 깨우쳐 주는 말씀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논어 미자편은 한 인간에게 있어 인생을 어떻게 살것이라는 문제에 답을 주는 주옥같은 장이라 칭할 수 있으며, 이를 음미하면 할수록 공자의 치민과 사람을 구하고자 하는 인간애가 진하게 전해온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공자는 그의 일행과 함께 강을 건너기 위하여 나루터를 찾고 있었다. 때마침 고무래로 밭을 갈고 있는 농부들을 발견하게 되었고 공자는 자로를 보내어 나루터의 위치를 묻도록 했다. 밭을 가는 농부들은 장저와 걸익이라는 은자였다. 자로는 먼저 장저에게 나루터를 물었다. 장저는 나루터를 알려주기는커녕 수레에 타고 있는 자가 누구인지를 되묻는다. 자로가 공구라고 칭하자 장저는 "저 사람이 노나라사람 공자란 말인가, 저 사람이라면 나루터쯤은 알 수 있을 텐데" 라고 말한다. 이 말은 공자를 은근히 비판하는 말이다. 즉 나루터 하나 모르는 사람이 무엇을 알 수 있고 또 할 수 있느냐는 말이다. 

자로는 뒤이어 걸익에게 다가가 나루터를 묻는다. 마찬가지로 걸익은 이름을 되묻고 자로는 공자의 제자 중유라고 말한다. 그러자 걸익은 흙탕물이 도도히 흐르는 데 사람을 구하는 당신의 스승을 따를 것이 아니라 세상을 구하는 우리와 함께하는 것이 어떤지를 권면한다. 이 말을 듣고 귀가 솔깃해진 자로는 공자께 이 사실을 고하게 되고 공자는 "조수불가여동군, 오비사인지도여"(鳥獸不可與同群, 吾非斯人之徒與而誰與)라고 하시는데 이 말씀은 "나마저 새나 짐승의 무리와 함께한다면 누가 사람의 무리와 함께할 것인가" 라는 뜻으로서 아무리 힘들고 괴로운 일이 닥치더라도 고통 받는 백성들과 함께 하겠다는 공자의 살신성인과 인간적이고 너무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오늘날 우리 정치나 경제, 그리고 돌아가는 사회를 바라보면 정말 우리사회가 국민을 위하고 또 이웃을 향해 수렴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크게 정치를 하거나 경영하는 지도층들의 행위가 국민이 아닌 본인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때 우리 나라의 희망은 줄어든다. 우리 헌법 제1조 2항??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조항과 같이 국가사회가 지향하는 가치가 진정 국민으로부터 나오게 될 때 국가 발전과 동시에 온 국민이 잘 사는 사회가 됨을 의심치 않는다. 아울러 인간이 행위의 준칙이 될 때 비로소 인간이 참 인간이 되고, 인간성이 이웃을 향하게 되고 나아가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잘 사는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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