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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을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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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을 살리자
  • 전민일보
  • 승인 2009.09.16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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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장은 15세기 후반 전라도 지방에서 시작되었다고 전해지는데 당시에는 열흘에서 보름의 간격을 두고 장이 섰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17세기 후반 무렵에 상권을 장악하고 있던 보부상들이 지역별로 물품을 짊어지고 나르는데 적당한 5일 간격이 일상화 되면서 오늘의 5일장이 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도시가 발달하면서 우리 전통 5일장의 모습은 많이 잃었지만 그렇다고 사라지지는 않았다.
 도시 내 대형마트가 들어와도 아직까지 5일장의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농촌 사회에 대한 향수나 회귀 의식이 남아서 그렇지 않은가 싶다.
재래시장이라 함은 5일장과 이와 유사한 모습의 기존 상설 시장을 함께 일컫는다.
 5일장은 특성상 전국을 대상으로 떠도는 전문 상인들이 주축이기 때문에 이곳에 생계를 걸고 있는 지역주민이 많지는 않다.
따라서 지역 입장으로 보면 도시 내의 상설시장이 더 문제가 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떠밀려 수요자가 외면하고 있는 것이 주요인이다.
수요 창출을 위해 공공기관이 앞장서 시장 환경을 개선하고 상품권 발행 등 재래시장 이용을 촉진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렇게 효과적인 것 같지는 않다.
 대량 구매의 가격 경쟁력, 상품의 다양성 및 규격화, 일정수준 이상의 질적 보장이 있는 대형마트보다 재래시장은 이러한 모든 측면에서 경쟁력이 뒤진다.
그러나 재래시장의 장점도 있다.
 상인들이 적당히 전을 벌이고, 웃는 낯으로 오가는 손님과 파는 사람간의 왁자한 흥정,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구경꾼, 시장에서 먹어야만 제 맛인 값싸고 푸짐한 음식, 인간미와 여유, 그리고 개방성이다. 따라서 재래시장이 살아나려면 삶의 여유로움을 제공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상품의 신뢰성 회복, 세련된 외형이 아닌 투박하지만 그 안에 흐르는 인간적 에너지와 소박한 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보름 앞으로 민족 최대의 추석 명절이 다가왔다.
살림이 어렵고 경제가 어렵다지만 명절은 명절인 것이다.
도시로 떠났던 자식들이 돌아오고 썰렁하던 집안에 온기가 돌고 조용하던 마을도 한때나마 떠들썩할 것이다.
 모질고 거센 세상이다 보니 멍들고 다치고 상처받는 일이 왜 없었겠느냐만 그러나 고향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변함없는 모습으로 다 알고 있다는 듯 받아준다.
고향을 찾는 자식들을 위해 차례상과 음식 준비로 장보기를 해야 된다.
현대식 유통 매장이나 재래시장을 이용하게 되는데 덤도, 할인도 없는 현대식 유통매장의 인정 없는 계산대와는 달리 재래시장에는 그 장터만의 추억이 있다.
이웃동네 안부도 묻고 밀고 당기는 흥정을 주고받는 재미가 있으며 상인들과 많은 사람들이 뒤섞이는 그야 말로 경제의 건강한 실핏줄과도 같다.
그러나 거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대형 유통매장의 등장으로 전통의 재래시장은 차츰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재래시장의 성공 사례도 있다.
전통 5일장을 브랜드화 해서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강원도 정선장이 있다.
전국에서 정선장을 찾는 방문객을 위해 열차가 운행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정선 주민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재래시장도 살리고, 가계의 씀씀이도 절약하고, 명절 분위기도 살릴 수 있다면 금상첨화의 추석 대목이 아니겠는가.
올 추석 명절만큼은 아이들을 위한 교육의 목적으로 가족과 함께 한번 재래시장을 찾아보면 어떠할까.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다.

오현 / 군산예총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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