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19 13:25 (금)
법조비리 사법부 정화 기회로
상태바
법조비리 사법부 정화 기회로
  • 김민수
  • 승인 2006.08.17 1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조비리 사법부 정화 기회로      

신 영 규
/수필가.자유기고가

 차관급인 고법 부장판사 출신이 대형 법조비리 사건에 연루되어 구속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조모 전 부장판사는 법조 브로커 김홍수씨로부터 다른 민?형사 사건에 개입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다. 또 브로커 김모씨에게 사건청탁 대가로 1천만 원을 받은 검사와, 김씨가 연루된 사건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3천만 원을 받은 총경도 구속됐다. 전직 부장판사가 재직 때의 개인비리와 관련해 구속된 일은 사법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최고위 법관이 추잡한 비리 혐의로 구속되다니, 참으로 개탄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다. 

 대법원장이 강조했듯이 법원과 법관은 사회 어떤 조직보다 엄격한 도덕성과 윤리 기준에 스스로 얽매여야 하는 높은 신분임을 자각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과 양심의 보루여야 할 사법부가 스스로 권위를 추락시켰다. 법을 적용하고 집행하는 기관이, 또 부패척결에 앞장서야 할 검찰과 법원이 되레 법을 어기고 범죄를 저지른다면 사회정의가 어떻게 실현되겠는가.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차갑고 한없이 착잡하다. 

 이번 사건은 ‘판사가 돈을 받고 재판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크다. 더구나 브로커 김홍수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조 전 판사가 구속된 후 조 전 판사가 맡았던 재판의 공정성을 따지는 진정서까지 접수됐다. 조 전 판사의 판결을 승복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김홍수씨가 청탁한 사건 중 90%가량이 김씨의 의도대로 처리됐다고 하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조 전 부장판사와 직?간접으로 연관된 사건들에 대한 집단 반발 또는 연쇄진정 등 ‘사법불복’사태로까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과연 이런 형국이니 법원은 국민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깊이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법조비리의 근원적 척결방안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이번 법조비리는 전관 변호사들이 사건과 관련해 현직 판?검사들에게 직접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아니지만 브로커 김씨의 활략을 측면 지원해 줬다는 점에서 전관 문제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카펫 수입업자인 김씨가 아무리 재력이 있다고 해도 판?검사들이 쉽게 김씨와 친해진 뒤 스스럼없이 청탁을 받을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법조브로커 김씨가 해결사로서 명성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은 법조계에 영향력 있는 전관들의 소개로 고급 인맥을 형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하나 이번 사건에 연루된 법관이 어디 조 전 부장판사뿐이겠는가 하는 점이다. 조 전 판사 입에서 “모 판사는 2차까지 가는 것을 목격했다”는 등 다른 판사들의 비리의혹을 거론하지 않았는가. 검찰은 추가 비리사실을 밝히기 위한 수사를 확대 실시해야 할 것이다. 소위 ‘김홍수 살생부 다이어리’에 드러난 100여명의 연루자들도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 물론 다수의 법관은 정의의 기준에서 양심적으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므로 언론과 여론이 사법부 전체를 비리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 

 대법원은 최근 판사들 재산실사에 나서고, 변협이 비리 변호사들의 업무정지를 요청하는 등 법조계의 자정노력이 있었다. 이는 법조계의 신뢰가 추락한 상황에서 자구를 위한 몸부림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비리에 연루되거나 범죄를 저지른 판검사, 불법 로비를 일삼는 변호사들은 변호사 등록 자격 박탈 등의 강력한 제재조치가 필요하다.

 법은 만인 앞에 공평해야 되고 법과 양심만이 유일한 사법잣대여야 한다. 정의를 실현해야할 법조계가 법과 정의라는 이름을 빌미로 범죄를 저질러 치부를 하고 있다면 그 국가와 사회는 치명적인 암에 걸려 있는 중증 환자와 다름없다. 법조인의 진지한 반성과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신천지예수교 전주교회-전북혈액원, 생명나눔업무 협약식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남경호 목사, 개신교 청년 위한 신앙 어록집 ‘영감톡’ 출간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제이케이코스메틱, 글로벌 B2B 플랫폼 알리바바닷컴과 글로벌 진출 협력계약 체결
  • 맥주집창업 프랜차이즈 '치마이생', 체인점 창업비용 지원 프로모션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