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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과의 사투, 손끝에서 찾은 치유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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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과의 사투, 손끝에서 찾은 치유의 길
  • 전민일보
  • 승인 2024.06.1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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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나는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악몽 같은 경험을 했다. 대상포진, 그 악명 높은 질병의 포로가 되고 만 것이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은 몸살 정도로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온몸에 붉은 반점들이 떠오르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통증이 나를 집어삼켰다. 공포에 휩싸였지만 한편으로는, 이 악귀 같은 병을 직접 마주하고 연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격렬한 고통의 시간이 이어졌다. 등, 겨드랑이, 가슴은 물론 유두까지 뒤덮은 수포에서 전해지는 통증은 그야말로 지옥 같았다. 신경 손상으로 인해 피부 감각이 마비되는 것은 물론, 내장 기능도 크게 저하되어 소화와 배설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숨 쉬는 것조차 힘겨워질 정도로 호흡기능이 약화된 것이 가장 큰 고통이었다. 쉴새 없이 몰아치는 통증 탓에 잠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토록 중증의 대상포진 환자가 자신의 의지만으로 고통을 이겨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발병 초기 72시간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안면에 발병했을 경우, 눈까지 침범하여 실명에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통증이 만성화되면 삶의 질은 급격히 떨어진다. 환자를 옥죄는 고통은 육체적 차원을 넘어 정신마저 황폐화시킨다. 더욱이 최근 들어 대상포진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고, 젊은 층까지 확산되는 추세라 우려가 크다.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파괴하기 때문에 그 통증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격렬하다. 나는 처음부터 인체의 자연치유력을 믿고 병원과 약국에 가지 않고 대상포진 신경통과 사투를 벌였다. 발병 3일째 되는 날, 문득 마사지라는 놀라운 해결책을 발견했다. 손, 폼롤러, 마사지 기구로 대상포진부위를 집중적으로 자극하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통증이 현저히 줄어든 것이다. 예컨대 통증이 100이라면 마사지를 하면 10으로 떨어져 1~2시간 정도 지속된다. 일그러졌던 신경도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갔다. 약에 의지하지 않고도 고통에서 벗어날 길이 열린 순간이었다.

단순히 주관적인 경험으로 치부하기엔 마사지의 효과가 너무도 놀라웠다. 최근 의학계에서도 근막 마사지를 중심으로 한 물리 치료가 신경병성 통증 완화에 탁월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주목받고 있다.

물론 마사지가 대상포진 신경통의 특효약은 아니다. 증상의 정도나 개인차에 따라 반응이 다를 수 있다. 약물치료와 병행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지나친 자극은 역효과만 부를 수 있으니 전문가의 지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자신의 몸 상태와 치유 여정에 귀 기울이는 섬세한 태도가 요구된다.

대상포진을 겪으며 깨우친 깊은 통찰이 있다. 통증과 행복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는 것. 고통 없는 행복이란 있을 수 없다. 쓴 잔을 마셔봐야 단맛의 소중함을 알 듯, 역경을 견뎌내야 비로소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역설적이게도 요즘같이 풍요로운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만족을 모른다. 결핍과 상실의 경험이 주는 깨달음이 희미해진 탓이다.

신경통과의 전쟁에서 마사지라는 비장의 무기를 손에 넣은 나는 이제 희망의 전도사가 되고자 한다. 수많은 의학 논문이 뒷받침하듯, 우리 몸이 지닌 자연 치유력은 놀라울 만큼 강력하다.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치유법을 찾는다면 어떤 고난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

고통은 때론 우리를 성장시키고 깊이 살게 하는 계기가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상포진에 맞서 싸우는 환우들이 있다면, 바이러스에 맞서는 당신의 용기를 응원한다. 작은 실천과 깨달음으로 건강을 지키며 희망을 잃지 말자. 우리 모두가 삶의 화가가 되어, 아픔 속에서도 아름답고 찬란한 그림을 그려낼 수 있기를.

한승범 한류연구소장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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