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신규사업 등 제동
신공항 건립 백지화 가능성
하반기 투자유치 위축 우려
정부가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개발사업의 내년도 예산 78% 무더기 삭감에 이어 기본계획을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 오는 2025년까지 최소 2년간 내부개발이 지연될 전망이다. 특히 사업자 선정을 앞둔 새만금 신공항은 오는 2029년 개항은커녕 추진여부도 불투명해졌다.
30일 전북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토부와 새만금개발청 등에 새만금 SOC 사업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도록 기본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국토부는 지난 29일 자체 점검단을 구성, 새만금SOC 타당성 및 적정성 재검토에 이미 착수했다.
국토부는 9월초 새만금SOC 사업의 타당성과 적정성, 지역균형발전 기여도 등을 재검토할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새만금개발청도 기본계획 재수립 등을 위한 연구용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의 새만금SOC 타당성.적정성 재검토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새만금개발청이 새만금 기본계획 전면 재수립을 위한 용역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의 감사결과와 국토부의 용역기간 등을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 중에나 새만금 기본계획 용역 추진이 예상된다.
새만금SOC 타당성 등 재검토와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최소 2년간 새만금 내부개발 사업은 기존 계속사업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중단될 수밖에 없다. 일단 정부는 새만금SOC 중 50% 이상의 진척도가 보인 사업은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새만금 동서.남북도로 등 도로망 구축사업은 이미 완공된 상태이지만 새만금 신공항과 생태환경단지 조성, 인입철도 구축 등의 주요 SOC사업들은 일단 사업이 중단된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9일 확정된 내년도 새만금SOC 사업의 예산반영에도 정부의 의도가 담겨 있다.
내년도 10대 새만금SOC 주요사업 중 ▲새만금항 인입철도 ▲환경생태용지 2-1단계 ▲환경생태용지2-2단계 ▲새만금 간선도로 등 4개 사업의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여기에 새만금-전주간 고속도로(72%)와 지역간 연결도(98%) 등은 대폭적인 예산 삭감이 이뤄졌다.
또한 새만금 신공항(89%), 새만금 신항(74%), 수목원(72%), 새만금지구 내부개발(75%) 등의 사업들도 무더기 예산이 삭감되면서 10개 사업의 평균 예산반영률은 고작 22%에 불과했다. 새만금 사업 전면 재검토는 이미 짜여진 수순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지난 17일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까지 진행한 8077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새만금 신공항이다. 정부가 새만금SOC 사업의 경제성 재검토에 초점을 맞추면서 문재인 정부 때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된 새만금 신공항은 백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1일부터 감사원이 새만금SOC 사업에 대한 특정감사에 돌입했고,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새만금 신공항 등 새만금 사업 전반에 대한 자료요구에 나섰다. 야권이 잼버리 파행의 정치보복 주장을 상쇄하기 위해 경제성 문제를 집중 부각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나 28일 선심성 재정투자로 국가재정이 거덜 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를 정면 비판한 이후 이뤄진 조치들이다. 감사원과 국토부 등의 새만금 들여다보기는 이미 ‘사업 전면 재검토’의 프레임 속에서 구색 맞추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정부조치로 새만금 투자유치가 위축될 우려도 나온다. 지난 1년간 새만금 국가산단에 이차전지 업체를 중심으로 7조원에 가까운 투자가 이뤄졌고, 하반기 2~3조원대의 추가 투자협의도 진행 중이지만, 정부와 집권여당의 표적이 되면서 기업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
전북도 임상규 행정부지사는 "설마 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졌고, 도민들을 비롯한 우리들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면서 "부당하게 삭감된 새만금 예산을 살려내고 회복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여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윤동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