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업무파악도 하고, 전북교육청의 업무 전반에 대해 공부하고 배우는 단계였습니다.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지난 4월 24일자 교육인적자원부 인사에서 전북도교육청으로 발령을 받은 이중흔(47) 부교육감이 어느덧 지난 1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3개월여 동안 ‘점 잖은 신사’처럼 드러나지 않는 조용한 행정 스타일로 최규호 교육감을 보좌해온 이중흔 부교육감은 이제까지의 시간들을 ‘배우는 단계’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사실 그에게 전북은 낯선 곳이 아닌 어머니의 품과 같은 ‘고향’이기 때문에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곳이 전북교육청이기도 하다. 그만큼 이중흔 부교육감은 겸손한 사람이다.

한양대 재학시절인 지난 1981년 약관(弱冠)의 나이에 제25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 부교육감은 84년부터 시작한 공직에서 체육부 조사기획과와 공보관실, 청소년 교류과를 거쳐 교육부로 ‘이사’했다. 

이때부터 이 부교육감과 전북교육청의 인연이 시작됐다. 부안고등학교 행정실장(89년)과 도교육청 과학기술과 진흥계장(91년)으로 근무하기도 했던 그는 이후 교육부와 대학을 오가면서도 군산대 총무과장으로 전북에 잠시 머물렀었다. 교육부에 있으면서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영어권 원어민 강사 활용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여튼 전북교육청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으로 따지면 91년 과학기술과 진흥계장 이후 15년만의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을 거쳐 화려하게 복귀한 셈이다. 물론 15년전에는 사무관이었지만 이제는 부이사관으로 그 위치가 한층 격상됐다.

위치가 바뀐만큼 부교육감의 자리에서 바라본 전북교육 혹은 전북교육청은 어떨까. 

이 부교육감은 “교원과 학사관계에 행정지원업무까지 따지면 교육행정은 그야말로 종합행정”이라고 운을 뗀 다음 “도교육청에서부터 일선 학교에 이르기까지 교육공무원들이 굉장히 열심하고 있음을 느낀다”면서 제법 후한 점수를 줬다.

이어 그는 “부교육감의 자리에서 전반적으로 둘러봐야 하기때문에 업무량도 많고 판단해야 할 부분도 적지않아 힘들다고 느낄 때가 많은데, 최규호 교육감께서 전북교육의 수장으로서 매끄러운 행정을 이끌어가는 것을 보면 보좌하는 사람으로서 신기할 따름이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북교육에 대해서는 “전북교육의 문제는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라면서 “공교육이 신뢰를 잃고 있다는 것”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교육은 백년대계라면서 다들 전인교육을 이야기하지만 자기 자신의 문제로 돌아가면 공교육을 믿지못하고 사교육에 의지하거나 자녀들 앞에서 일류대학을 노래부르는 부모들이 많다”는게 이 부교육감의 진단이다.

그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학력차별과 암기위주교육이 사라지고 공교육이 신뢰를 회복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면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바탕으로 올바른 길로 꿋꿋하게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 부교육감은 교육행정조직을 이끌어가는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 소위 ‘수평적 리더십’을 강조한다. 

“리더는 조직원들이 함께 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고, 조직을 이루는 구성원은 모두 인간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다”면서 “인간은 인간으로 존중해줄때 가장 만족하고, 가장 효율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게 이 부교육감의 지론.

“하지만 누구보다 잘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 욕심도 강해서 적당히 일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그래서 괴로워하고 고민한 적도 많다”는 말로 자신의 의지를 표현했다./ 소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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