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정부의 이차전지 특화단지 후보지 지정을 앞두고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의 지역구인 ‘울산 유력설’ 제기되면서 정치적 입김에 따른 후보지 선정 논란이 불거졌다. 국내외 이차전지 기업이 새만금에 집중되고 있지만 여권이 총선용 후보지 선정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북과 울산, 포항, 상주, 충북 등 5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이차전지 특화단지 후보지 PPT발표 종합심사를 실시했다. 내달 중에 최종 후보지 지정이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울산이 유력하다는 주장이 해당 지역 언론을 통해 흘러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 울산지역의 한 일간지는 ‘울산 이차전지 특화단지 후보지 지정 유력’ 제하의 기사를 통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측 핵심관계자는 “현재까지 상황을 종합하면 울산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발언한 내용을 전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울산 남구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와 여당이 초광역사업 일환으로 울산과 포항을 묶어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울산은 차세대 배터리 특화단지로 지정하고, 포항은 양극재 특화단지로 지정하는 방안이 정부와 여권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북은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 중심의 특화단지 지정을 신청한 상태이다. 

미래 신산업인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에 전북 등 5개 지자체가 사활건 승부를 던진 상황에서 차기 총선과도 연계될 개연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전북은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적 텃밭인지라 여권이 텃밭인 영남권 후보지에 무게 추를 둘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지난 10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울산시와 예산정책협의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차전지 특화단지에 울산이 반드시 지정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면서 “울산만의 어드밴티지가 있기에 이것을 잘 활용하면 성장 동력으로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고, 지난 17일 PPT종합심사 발표 이후 유력설이 제기된 셈이다. 앞으로 50년간 한국경제를 새롭게 견인할 미래 신산업 육성에 있어 공정성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된다면 거센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북도는 6월 1일 국회대회의실에서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 염원 ‘500만 전북인 결의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날 전북 정치권과 경제, 시민사회 등 각계 대표 1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LG화학과 SK온 등 한중합작 이차전지 관련 국내외 기업들이 새만금 투자를 확정했고, 추가 투자협약도 줄울이 대기중이다”면서 “공정한 평가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시되는 것은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차전지 특화단지에 선정된 지역에는 인·허가 신속 처리, 용수·전력 등 기반시설 구축, 연구·개발(R&D) 지원, 세액공제와 부담금 감면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윤동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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