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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과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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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과 돈
  • 전민일보
  • 승인 2023.05.24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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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인 정치를 못한다. 정치를 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러한 등식이 성립된 지는 오래됐다.

실제로 국회의원의 경우 자신의 지역구를 관리하기 위해 들어가는 돈은 많다. 의원사무실은 운영비가 지원되지만 지역사무소 관리비용은 국비 보조가 안 된다. 그래서 사무실 운영비와 유지비, 차량 운행비, 지인들을 만나거나 만날 경우 찻값과 밥값, 홍보비 등 모두가 돈이 들어간다.

그런데 정치인들은 돈을 어떻게 마련하는가. 돈이 많은 정치인이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정치인은 정치후원금을 모금해서 정치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은 연간 최대 1억5천만원의 후원금을 받을 수 있다. 선거기간이 있는 해는 최대 3억까지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다. 개인의 경우에도 국회의원 1명에게 최대 500만원까지만 기부할 수 있다.

이런 정치자금법이 만들어진 것은 2002년 한나라당 대선자금 차떼기 논란이 생기면서 국회에서 돈 정치를 뿌리 뽑자는 차원에서 2004년에 만들어졌다. 정치를 깨끗하게 만들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데 편법과 불법은 도리어 더 늘어나고 있다.

가상자산(암호화폐)거래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자 의혹이 검찰 수사로 이어지고 있다. 김 의원은 처음 코인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한동훈 검찰의 작품”이라며 “윤석열 실정을 덮으려는 아주 얄팍한 술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진실게임을 하자. 자신의 정치생명과 전 재산 모든 것을 다 걸겠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2022년 초 가상화폐 ‘위믹스’코인을 80만여 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시가 60억원어치나 갖고 있다가 한꺼번에 처분했다. 더군다나 김 의원이 60억 원대의 가상 화폐를 보유하고 있을 당시 ‘가상 자산 과세 유예’ 법안을 공동 발의하고 심지어 지난해 12월 해당 법안 표결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해 충돌’논란과 ‘내로남불’이라는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이후 그는 이미 알려진 60억 외에 28억원어치 코인을 더 보유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실제 김 의원이 보유한 코인은 그가 보유한 코인 2개가 아닌 최소 4개로 나타나 실제 투자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있다.

더욱이 그는 국회 의정활동 중에도 수시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국민을 분노케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남국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고, 여야는 그에게 국회의원직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현재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본다.

김남국 의원은 전남대 로스쿨 1기 졸업생으로 제1회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장래가 촉망된 정치인이다. 그는 야당 지지층이 즐겨보는 유튜브나 팟캐스트에 출연해 자신의 ‘궁핍’을 강조하며 개그를 섞어 개인 홍보 소재로도 활용해왔다. 그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좋아하는 음식을 묻는 상대여성의 질문에 “매일 라면만 먹는다” 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구멍 난 저가 운동화사진을 직접 공개하며 청렴성을 몸소 보여줬다. 이들 두고 일부에서는 약자 코스프레의 이중성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는 과연 위선자인가?

김남국 의원은 코인투자 자금출처의혹에 대해 “하늘에서 떨어진 돈, 굴러 들어온 돈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가상화폐 의혹은 국민의 신뢰를 잃은 국회의원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부와 권력이 없는 보통 시민들 입장에서는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인이 되고 투자(투기)와 재테크를 통해 더욱더 증식하는 것이 반가울 수 없는 일이다.

국회의원이 받는 세비는 한 해 1억 5천만원이 넘는다. 이 정도면 먹고사는 데는 끄덕 없다. 그런데 뭐가 부족해서 가상화폐에 몰입했는지 선뜻 이해가 안 간다. 물론 국회의원도 투자할 자유가 있다. 개인 입장에서 보면 누구든 돈 욕심은 다 있다. 하지만 국회는 입법기관이자 국리민복을 위해 일하는 장이지, 개인 잇속 챙기기에 몰두하는 자리가 아니다. 특히 코인은 주식과 달리 실체가 없는 허상이다. 제로섬 게임으로 누군가는 손해를 봐야 한다.

인간은 누구든 돈을 좋아한다.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 그들도 인간이기 때문이다. 다만 권력을 가진 사람이 권력과 돈 모두를 탐하면 반드시 체한다. 부와 권력은 상관관계에 있는 것 같다. 뉴스를 보면 일부 정치인은 돈을 탐하다가 정치생명을 잃기도 하고, 기업인들은 권력을 매수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관철시키려다 감옥에 가는 경우도 있다. 모두가 욕심이 불러온 결과다.

신영규 전북수필과비평작가회장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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