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초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전북도민들은 기대감이 컸다.

그도 그럴 것이 윤석열 정부 탄생을 위해 도민들은 지난 대선에서 역대 최고인 14.4%의 지지를 보냈다.

여기에는 정체돼 있는 지역 경기에 숨을 불어넣어 줄 거란 바람이 담긴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취임 1주년을 맞은 현재, 윤 대통령의 전북 공약 가운데 일부 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전북 7대 공약은 △새만금 메가시티-국제투자진흥지구 지정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주력산업 육성-신산업 특화단지 조성 △동서횡단 철도-고속도로 건설 △농식품 웰니스 플랫폼 구축 △국제태권도 사관학교-전북 스포츠종합훈련원 건립 △관광산업 활성화-동부권 관광벨트 구축 등이다.

하지만 새만금 국제공항 조기 착공이나 제3 금융중심지 지정은 한 발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또 탄소 제2 국가산단과 특수목적선 선진화 단지, 전주-대구 고속도로 건설과 지덕권 산악 특구 등도 터덕거고 있다.

전북도가 지난 1분기까지 공약추진상황을 점검한 결과 46개 세부과제중 38개 사업이 ‘정상 이행’ 중이라는 후한 평가를 내놨지만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들은 쏙쏙 빠져있다.

대표적으로 대도시권광역교통관리에 관한 법(대광법), 남원 국립의전원 설립,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그 것이다.

여기에 전북특별자치도의 세부 내용을 실속있게 채우는 것도 과제로 남았다.

이러한 가운데 윤 대통령이 전북혁신도시에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이전 검토를 지시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금융중심지 포기론'까지 나와 지역사회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새만금 사업 속도를 높일 새만금위원회 대통령 직속 설치는 사실상 폐기된 상태다.

전북의 꽉막힌 현안을 중앙에서 이슈로 띄워야하지만 좀 처럼 물꼬를 트지 못하고 있는데 인적 네트워크 부족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용산 시대’가 막을 올리면서 대통령실을 비롯해 각 부처에서도 대대적인 인적 개편이 이뤄졌다.

전북과 별다른 인연이 없는 윤 대통령이 전북 인맥을 찾는 게 쉽지 않아 1기 내각에서 전북 출신 발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 내 대통령실, 중앙부처 장·차관 등 전북 출신 인사는 한덕수 총리, 익산 출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전부다.

대통령실 내에 전북 목소리를 낼 인사가 그 어느때보다 필요하지만 수석비서관급 이상 전북 인사는 전무하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해 2월 전주역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북을 더 산업화되고 소득이 더 올라가고 더 잘사는 지역으로 만들겠다”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호남인재를 중용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차기 내각 구성에는 전북 출신 인사들의 등용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기도 하다.

김관영 지사를 필두로 지역 의원들의 원팀도 다시 한번 요구된다.

내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의원에게는 역량을 발휘할 마지막 기회이자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과거 전북이 주축이었던 민주당 정권이 아닌 강원 중심의 국민의힘의 정권이란 점을 되새기며, 향후 4년 동안 윤석열 정부 임기 내 최대한 많은 전북 과제를 성사시키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서울=전광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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