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19 09:20 (금)
‘전주영화제 즐기러 왔다가’…30대 청년 교통사고 ‘봉변’
상태바
‘전주영화제 즐기러 왔다가’…30대 청년 교통사고 ‘봉변’
  • 이정은 기자
  • 승인 2023.05.11 00: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묘장 앞 보행자 신호기 고장
피해자 가족들 “교통시설 관리 부실” 호소

 

"신호등을 제대로 만들어 주세요. 목숨을 담보로 건너게 됩니다."

전주국제영화제를 즐기러 서울에서 전주로 온 30대 청년이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하면서 그의 가족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사고를 당한 이은호(34)씨의 누나 이은영 씨는 10일 오전 전북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장난 보행자 신호기 때문에 동생이 사고를 당했다. 전주시에서 철저한 시설관리를 해야한다"며 호소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7시 30분께 아중저수지를 가기 위해 전주 시내버스를 탄 이씨는 전주시 양묘장에서 하차했다.

양묘장에서 길을 건너려고 보행자 신호를 기다렸지만 바뀌지 않았고 주변을 둘러보던 중 '버튼을 누르면 신호가 바뀝니다'라고 쓰인 문구와 함께 보행자 신호기를 발견했다. 

그는 보행자 신호기 버튼을 눌렀지만 기다려도 신호는 바뀌지 않았다. 마침 반대편에서 한 노인이 빨간불에 횡단하는 모습을 본 이씨는 신호등이 고장났다고 생각하고 횡단보도를 건넜다.

이때 1톤 트럭 차량 운전자는 횡단하던 이씨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충돌했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진 이씨는 팔과 다리, 척추, 쇄골뼈, 치아 등 전신이 골절돼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현장을 찾아간 가족들은 이씨가 누른 버튼이 먹통상태임을 확인했고 경찰은 현재 수사중인 상황이다.

이날 누나 이씨는 "신호를 잘 지키라고 할 것이 아니라 시설 관리를 제대로 해야하지 않겠느냐"며 "서울에선 보행자 신호기를 보기 힘들어 생소한 상태였고 작동하는 신호기에는 제대로 된 안내표시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고장난 버튼을 방치하는 등 낙후된 전주시의 신호등 시설을 알려 제2의,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10일 오후 찾아간 사고 현장.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의 속도는 육안으로 보기에도 매우 빠른 속도였다.

사고 당시 고장났던 신호기 버튼은 수리된 상태였으며 2m 가량 떨어진 곳에는 지지대가 설치된 또 다른 신호기 버튼이 설치돼 있었지만 별다른 안내문은 없었다.

이 신호기의 버튼을 누르자 1분 20여초 만에 보행자 신호가 바뀌었지만 고장난 신호기는 버튼만 눌릴 뿐 작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고 당시 고장난 신호기는 버튼 조차 누를 수 없는 상태였다고 이씨의 가족들은 설명했다.

전주시에 따르면 문제가 된 신호기는 2015년, 새로운 보행자 신호기는 2017년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2개의 신호기 모두 사용됐지만 사고 당일 2015년에 설치된 신호기는 버튼이 고장나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전주시 관계자는 "10일 사고 현장 점검을 통해 수리했으며 추후 전주시에 설치된 64개의 보행자 신호기를 모두 점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신천지예수교 전주교회-전북혈액원, 생명나눔업무 협약식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남경호 목사, 개신교 청년 위한 신앙 어록집 ‘영감톡’ 출간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제이케이코스메틱, 글로벌 B2B 플랫폼 알리바바닷컴과 글로벌 진출 협력계약 체결
  • 맥주집창업 프랜차이즈 '치마이생', 체인점 창업비용 지원 프로모션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