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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찬가(讚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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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찬가(讚歌)
  • 전민일보
  • 승인 2023.03.24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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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새봄이다. 어둠을 뚫고 일어선 봄, 그래서 봄은 신비롭고 아름답다. 봄빛은 화려하고 눈부시다. 햇살은 부드럽고 따스하다.

나무마다 푸른 물기가 돌고 땅에서는 알 수 없는 생명들이 움찔움찔 솟는다. 산에 가도 새로운 생명들이 우우 소리를 지르고, 들에 가도 싱그러운 냄새들이 신명나게 내 가슴을 흔든다. 그 가운데 꽃은 곱다 못해 사랑스럽다.

나는 어디서나 아이들을 볼 때마다 봄기운을 느낀다. 온 몸에 생동감을 받는다. 길을 가다가도 아이들을 보면 비실비실 웃는다. 아이 엄마에게도 호의적인 미소를 보낸다. 그것은 나만의 주문인 것 같다. 당신의 아이가 장래 나라의 큰 기둥이 될 것임을 무언의 기도인 셈이다.

나는 4남 1녀에 손자 손녀 열 명을 두었다. 꿈 많은 어린 손주들은 분명 이 땅의 생동하는 봄꽃이라 비유해본다. 초롱한 눈빛, 순후한 마음, 깨끗한 얼굴들은 분명 이 땅의 봄꽃보다 아름답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장래 큰 희망이다.

봄은 메마른 대지에 생명을 불어넣어 새싹을 틔우게 한다. 또 한아름의 행복을 기대하도록 가슴을 꽃봉오리처럼 부풀리게 한다. 변화무쌍하고 복잡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메말라가는 가슴에 파란 새 잎새가 다시 피어나게 해준다.

봄은 축복의 계절이다.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 내는 것도 그렇지만 언 땅을 녹이는 포용 앞에 거리거리마다 활기와 생기가 넘실대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축복의 계절인가.

이런 봄날이면 내 마음결에도 꽃이 피어난다. 그래서 일 년 내내 꽃으로 살아가고 싶은 봄, 살아 있다는 사실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봄은 만물이 생성하는 계절로서 이곳 저곳에서 봄의 찬가가 울려 퍼진다. 예나 지금이나 산들바람 부는 봄날이면 사람들의 가슴에 사랑의 교향곡처럼 울려 퍼진다. 사랑이 전령이 된 봄은 어느 새 내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봄의 찬가를 떠올리면 가요계의 기라성 같은 가수들이 부른 노래가 있다.

바로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이다. 요즘은 이 노래를 여러 가수들이 번갈아가며 부르는 애창곡이 되었다.

특히 몇 년 전 이미자 노래 콘서트에서 장사익 가수는 <봄날은 간다>를 열창하여 봄의 서정으로 우리 마음을 흥건히 적셔주었다.

오로지 노래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그 분의 음악 경지는 날아가는 듯 춤추는 듯 하여 듣는 그 누구라도 그 음악 속으로 몰입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봄날은 간다>노래는 곡도 애절하지만 가사 또한 절절히 녹아드는 아픔을 지니고 있다. 그런 노래이기에 절창 가수 장사익이 부르면서 시공을 초월하여 현재의 노래로 각광받는 애창곡이 아니던가!

그러므로 우리 가요 중에 작곡으로도 1위, 가사로도 1위에 뽑혔다는 것만 보더라도 위대한 명곡 중의 명곡이라 아니할 수 없다.

날씨마저 쾌청한 봄날, 일심회원 열명이 부부동반으로 봄나들이를 떠났다. 일심회는 30여 년 전 향우들끼리 두 달에 한 번씩 모여 즐기는 모임이다. 일행은 전국적으로 데이트 코스 중 가장 유명한 대아리 저수지 주변 ‘산장가든’을 찾아 나섰다.

완주군 송광사 입구로 들어서자 벚꽃이 만개하여 꽃 터널을 이루었다. 그 화려한 우윳빛 벚꽃이 눈이 부실 정도다. 어찌나 곱고 환상적인 자태에 우리 일행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벚꽃 하면 진해 군항제를 떠올리지만 멀리 가지 않아도 송광사 벚꽃 터널 경관은 절경이 아닐 수 없다.

처음부터 따스한 봄의 찬사로 시작하여 봄의 찬가로 이어졌다. 언제나 이 봄은 변함없이 찾아오는 절기요, 상춘객들에게는 기쁨을 선사하는 계절이다.

무엇보다도 고향에서 있었던 갖가지 이야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등으로 이어졌다.

‘산장가든’에서는 여러 가지 봄내음 가득한 요리와 반주를 곁들여 마시니 취흥이 도도하여 모두 다 즐거운 표정들이었다. 거기에 봄의 찬가로 <봄날은 간다>의 노래를 각각 연발하니 우리 일행들은 봄 정취에 흠뻑 빠져들었다.

봄 향기 따라 일심회 회원들은 오늘 상춘길이 즐겁고 호연지기도 기르니 더욱 뜻깊은 하루였다. 봄의 찬가를 부르며 봄의 정취를 만끽한 하루였다.

고재흠 수필가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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