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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농협중앙회장 연임은 유권자에게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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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농협중앙회장 연임은 유권자에게 맡겨야
  • 왕영관 기자
  • 승인 2023.02.01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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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제에서 30년간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A씨(65)는 농협중앙회가 추진하고 있는 ‘실속형 스마트팜’농가다. 지난해 6월 전북에서는 처음으로 실속형 스마트팜을 설치했다. 실속형 스마트팜은 시설재배 농가들의 영농상황에 맞춰 스마트팜을 설계해 기존 스마트팜보다 설치비용을 크게 줄였다. 비용은 적게 들어가고 영농작업은 한결 편해졌다.

농협중앙회 전북본부가 ‘실속형 스마트팜’에 대한 농업인들의 호응이 높아지자 올해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지원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전북본부가 ‘실속형 스마트팜’을 야심차게 추진할 수 있는 배경엔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1호 공약인 ‘농업·농촌의 디지털 전환’이 있다. 

이성희 회장 당선 이후 농협중앙회는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혁신실, IT전략본부 등을 설치하고 농업·농촌의 디지털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 가시적 성과가 지난해부터 농촌 현장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성희 회장의 임기가 1년 남은 지금, 농촌현장에서는 농협의 ‘농업·농촌의 디지털화’가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볼 때 농협중앙회장의 임기 종료와 동시에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던 사업들이 추진동력을 잃어버린 경우가 많아서다.

이와 관련 농협법 개정의 주요내용인 ‘농협중앙회장 연임’의 국회통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농업·농촌의 디지털화란 세계 경제 흐름에 발맞춰 지난 3년간 이를 집중 추진한 농협중앙회장의 리더십이 절실해서이다.  

특히 신속하고도 일관성 있는 디지털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농협중앙회장의 연임제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국내 농업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농업계는 농협중앙회장 연임을 현직 회장부터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다. 현직 회장이 출마하더라도 선거를 통해 당선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또한 농협법 개정으로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과거 대의원 조합장만 참여하는 간선제에서 전국의 조합장이 투표하게 되면서 유권자가 많아진 직선제로 변경됐다. 이는 회장 선거가 과거 보다 더 민주적이고 투명해져 ‘현직 프리미엄’이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여러 농민단체에도 ‘연임제 허용’에 우호적이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와 한국농축산연합회, 축산관련단체협의회, 새농민회 등 국내를 대표하는 농민단체들은 대부분 농협중앙회장의 연임제 도입을 환영하고 있다. 농민단체 B회장은 “농협중앙회장의 연임여부는 유권자가 결정할 문제로 다양한 후보자 중 능력 있는 회장을 선출할 수 있는 권리는 보장받을 필요가 있다”며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농협중앙회장의 연임제가 빠른 시일 내에 통과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법리적 측면에서 볼 때 현 농협법상의 ‘농협중앙회장 연임제한과 현직 출마 제한’은 협동조합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과 상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헌법에서는 ‘단임→중임 변경’시 ‘현직 적용배제’는 대통령에 한해 적용하고 있다. 이에 수협법(2011년 7월)·산림조합법(2011년 7월), 신협법(2012년 12월)은 연임 개정과 동시에 현직도 출마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한 바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법제연구원도 지난해 11월 ‘농협 임원의 임기제도 개선방안 연구’를 발표하면서 헌법재판소 판례 등을 고려할 때 현행 단임제 규정은 위헌의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한 단임제를 연임제로 바꾸면서 현직을 배제하는 것은 현직 회장의 피선거권 등을 침해할 수 있어 또 다른 문제점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농협 조합장들 역시 마찬가지다. 농협중앙회가 무기명 투표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조합장의 88.7%가 연임제 도입을 찬성했다. 

‘위기에 강한 협동조합-원칙과 과제’라는 책을 펴낸 백승우 전북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농협중앙회장 연임허용은 협동조합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안정적인 사업수행을 위해 꼭 필요한 제도”이며 “단임제의 문제점을 해소하는 측면에서 연임을 현직부터 적용시키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밝혔다.
왕영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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