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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미술관, 소장품 전시회 '마중시루'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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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미술관, 소장품 전시회 '마중시루' 진행
  • 김영무 기자
  • 승인 2023.01.2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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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유와 공유의 열린 미술관을 지향하는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애선)이 '마중시루'를 오는 3월 5일까지 일정으로 전북도립미술관 본관 1, 2전시실에서 진행하고 있다. 전북도립미술관은 개관 이후 현재까지 소장품 중 일부를 선별하여 전시를 개최해오며 도민의 공공자산인 미술관 소장품의 감상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내 미술 문화의 저변을 확산했다. '마중시루'는 그 중 ‘산’과 관련한 작품들을 엄선해 관람객에게 선보이고 있다. 

전북도립미술관은 모악산 자락에 위치하며 치마산과 경각산을 마주하고 있다. 모악산은 어머니의 산이라 불리고, 미륵의 산, 후천개벽의 성지라 불리기도 하는데, 이 명칭들의 배경에는 ‘산신’이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모든 자연 만물에 영혼과 정령이 깃들었다는 애니미즘(animism) 사상에서 기반한다. 마중시루는 우리가 마주하는 산을 단순한 자연물로서의 대상이 아닌 신과 맞닿는 성스럽고 거룩한 장소이자 생명력을 지닌 실체로 접근한다.

여기서는 작가가 산을 그리는 작업을 산의 겉모습을 재현하거나 모방하는 것으로만 보지 않는다. 그려진 산은 산의 정령이나 산신을 조우한 작가의 경험이 압축되어 나타난 또 다른 객체인 것이다. 작가가 산을 그리는 행위는 일종의 ‘샤먼’적 행위로 산의 정령이나 영혼을 작가가 작품으로써 소환하는 것으로 본다. 특별히 전시장 한가운데 설치된 고보연 작가의 '그녀의 이름은'은 작가 참여 작품으로 미술관 소장품인 고보연 작가의 '엄마의 산에서 머물다'와 함께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그는 일종의 샤먼으로서 여성의 젖무덤으로 만들어진 모산(母山)을 전시장에 소환한다. 처연히 솟아 동시에 산으로도 작동하는 무덤들 옆에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았던 수많은 어머니의 영을 소환함으로써 삶을 기리고 위로하는 제의를 열어젖힌다. 전북미술계는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유독 산을 주제로 한 그림이 많다. 이는 2,012점의 전북도립미술관 소장품을 주제에 따라 분석했을 때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따라서 본전시는 산을 주제로 한 그림을 통해 전북지역의 지역적 특징(locality)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 지역 작가들이 산을 인간과 평등한 위치의 객체로서 마주하고 있는 태도를 주목하는 것이다.

전시명 ‘마중시루’의 뜻은 산의 정령을 마주하면서 맞이하는 의례를 의미한다. 관람자는 전시장에 소환된 산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마주하게 될 것이다. 마중시루는 3월 5일까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월요일은 휴관이고, 전시 관람료는 무료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 중 고보연 작가의 '그녀의 이름은'을 제외하고 모든 작품은 전북도립미술관 홈페이지(jm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영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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