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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화폐에는 왜 독립운동가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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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화폐에는 왜 독립운동가가 없을까?
  • 전민일보
  • 승인 2023.01.17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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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을 앞두고 귀여운 자녀와 손자, 손녀들을 위해 세뱃돈을 준비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문득 우리 지폐의 한면을 차지하고 있는 화폐 인물에 대한 생각이 들어 몇 자 글을 지어본다.

대한민국 화폐 인물은 5만원권 신사임당, 1만원권 세종대왕, 5천원권 퇴계이황, 1천원권 율곡이이, 100원 동전 이순신 장군으로 구성돼 있다.

화폐 인물의 구성을 세심히 보면 이순신 장군을 빼고는 조선시대 유학자들이면서 성균관 출신 유생들과 그 유생의 부모로 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차 지금의 현실로 해석하면 세종대왕은 성균관 이사장, 퇴계이황은 성균관출신 정치인, 율곡이이는 성균관 총장, 신사임당은 성균관 유생의 부모이며, 유일한 여성인 신사임당 외에는 모두가 이씨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모두가 조선시대 인물이란 점도 공통점이다. 불행하게도 우리 화폐에는 근현대사의 인물이 없다.

민주 공화국 시대에 여전히 봉건 왕조시대의 인물을 지폐에 올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서울대 출신 엘리트주의와 별반 다를 게 없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그런데 외국의 화폐들을 보면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미국은 100달러권 벤자민 플랭클린, 1달러권 조지워싱턴, 5달러권 아브라함 링컨, 인도는 모든 화폐가 간디 자얀티, 미얀마는 100짯권 화폐에 아웅산 장군, 스코틀랜드 20파운드권의 화폐는 로버트 브루스, 필리핀 5페소권 화폐는 에밀리오 아가날도, 인도네시아 1000, 2000, 5000루피아권 화폐에는 이드함 칼리드, 모하메드 오스니, 튜트메우타가 새겨져 발행되고 있다.

이 화폐들의 공통점은 대부분이 빈민출신이면서 자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 걸고 저항하고 투쟁한 사람들이란 점이다.

독립을 했던 나라들은 독립운동가들을 칭송하고 그 정신을 이어받아 역사를 기억하려 애를 쓰고,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화폐에 기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친 독립운동가들이 셀 수 없이 많다. 그렇다고 현재 화폐 인물들이 훌륭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퇴계이황, 율곡이이 등은 나라를 발전시킨 정치인이자, 나라를 지킨 장군이며 조선의 근간인 유학을 교육 시킨 사상가들이었다.

그러나 화폐는 자국 나라의 상징이자 근본이면서 정체성인데 정치적인 이유로 종일세력들과 그 세력들을 역사 인식없이 이익만을 쫓아 옹호하는 세력들로 인해 목숨 걸고 저항한 인물들을 화폐에 새기지 못 한다는 게 개탄스럽고 비통할 뿐이다.

과연 독립운동을 정치적인 입장과 이해로 해석하는 것이 제대로 된 것인가? 아직도 우리나라는 일제 치하에 갇혀 있는 것 같다. 지금도 북한과는 전쟁을 불사할 것처럼 말하고 일본에게는 치욕적인 외교를 하는 것이 그렇다.

우리에게도 독립운동가를 화폐 인물로 만들 기회가 있긴했다. 2007년 5만원권 지폐 발행을 추진할 때 몇 분의 독립운동가가 후보에 올랐다.

그 후보 중에는 김구, 안창호, 한용운, 안중근, 유관순 등이 있었다. 여성계에서 여성으로 하자는 의견이 많아 유관순은 여성계에서도 지지하는 추천 인물이었다. 하지만 여성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사임당이 5만원권 화폐 인물로 선정됐다.

한국은행은 “충분한 시간이 흐른 뒤 역사적인 고증을 완료하고 모든 국민이 일관되게 인물을 평가한다”며 말도 안 되는 평가 기준을 내세웠다. 일본의 화폐인물은 메이지 시대 인물들이다.

그 중 1만엔 화폐 인물인 후쿠자와 유키치라는 인물은 일본 제국주의 사상적이론(탈아론)을 제공한 일제 강점기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2024년에는 일본의 화폐 디자인이 개정된다고 한다.

새로 개정되는 인물도 일제강점기 때의 인물로 한반도 침탈에 앞장섰던 시부사와라는 일본의 자본가다. 평가 기준이 너무나도 친일적이고 종일적인 기준인 셈이다.

대한민국의 화폐에 독립운동가들을 넣지 못한다면 대안으로 지역 상품권이나 백화점 상품권,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만이라도 2023년 삼일절, 광복절을 기념해 피흘리며 저항했던 독립운동가들이 새겨진 상품권이 발행되길 기대해본다.

지역화폐에 독립운동가를 새겨 발행한 지역은 전국 최초로 창원시가 유일하다. 창원시는 지역화폐에 지역 독립운동가인 주기철, 이교재, 명도석, 김지후, 배중세를 새겨 발행했다.

대한민국은 수없이 많은 독립운동가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나라다. 미래세대들과 외국인에게 화폐에 새겨진 인물들의 업적을 설명하고, 정체성을 찾아 그들의 정신이 이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김성규 전주시의회 의원 (민주당, 효자 2·3·4동)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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