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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해서는 안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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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해서는 안될 말
  • 전민일보
  • 승인 2022.12.30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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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생활에서 “삼사일언”이란 말이 있는데 이 말은 말을 할 때 세 번 생각하고 말을 해야 실수하지 않고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며 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어떤 말을 하는가, 어떤 언어습관이 있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인격, 생활수준을 알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상대에게 아니함만 못한 말이 있고 차라리 하지 않은 편이 나은 말이 있다.

“그 나이에 대단해 보이세요.”도 그 중 하나의 표현이다. 선의로 하는 말이지만, 그 나이엔 대개 보기 흉하다는 것처럼 들려 모욕적이고 업신여기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

“피곤해 보인다”는 말도 상대에 따라 공감을 나타내려는 의도와 달리 “왜 그렇게 꼴이 엉망이냐”는 소리가 들린다.

“살이 빠졌네요”라는 칭찬도 마찬가지다.

“예전엔 뚱뚱했다”고 과거를 소환하는 지적질이나 다름없다. “늘 그렇게 해왔다”라는 말은 무사안일과 비타협적 태도를 자인하는 언사다.

“그건 내 잘못이 아니다”라고 하는 것은 잘잘못을 떠나 맡은 일에 소극적이고 미숙하다는 소리로 들린다.

“그건 내일이 아니다”도 같은 느낌을 풍긴다.

직장에서 이런 말을 하면 팀 동료나 구성원임을 부인하고 ‘왕따’를 자처하는 것과 같다. 뒷걸음치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사람이나 할 말이다.

“그러게 내가 뭐랬어”는 듣는 사람을 돌아버리게 한다. 우월함을 거듭 강조하려는 말인데 어린아이가 동생 놀리는 듯한 기억을 불러일으켜 유치하고 옹졸하게 들린다.

“전에도 내가 말했던 것처럼”이라고 하는 것도 거의 마찬가지로 기분 나쁜 말이다.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듣지 않는 것에 기분이 상했다고 불쾌감을 내비치며 나무라는 듯하다.

“못하겠다” “해보기는 하겠다”라는건 특히 직장에선 안 될 소리다.

스스로 “그 일을 할 노하우나 의욕, 또는 둘 다 없다”라는 말과 다름없다.

마땅히 해야 할 일에 “못하겠다” “노력해 보겠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어리석은 질문입니다만”이나 “외람되지만”도 아니함만 못하다. 질문을 하든 의견을 개진하든 자신을 펌하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어리석은” “외람”이라고 하는 순간, 듣는 사람들은 존중할 만한 내용이 아니라는 느낌을 갖게 돼 곧바로 무시모드로 들어간다.

이와 같이 우리말은 생각하기에 또는 자기 위주로 생각하기에 따라서 내용이 다양하므로 신중하게 생각해서 말해야 한다.

아니함만 못한 말들이 많이 있고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말은 상황중심, 공감중심, 과장된 언어들의 특징이 강하고 자기 편의 중심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김양옥 전주교육대 평생교육원 전담교수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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