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3-29 14:47 (금)
김혜진 신작 장편소설 '경청' 출간
상태바
김혜진 신작 장편소설 '경청' 출간
  • 김영무 기자
  • 승인 2022.11.10 16: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혜진 신작 장편소설 '경청'이 출간됐다. 2012년 등단 이후 2013년 첫 장편소설 '중앙역'을 펴낸 작가는 이후 '딸에 대하여'를 비롯해 '9번의 일', '불과 나의 자서전' 등 모두 7편의 소설책을 펴내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 결과는 문단과 대중의 폭넓은 지지. 10년 사이 김혜진은 대체불가한 이름이 되어 한국문학에 새로운 색깔을 더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와 딸이 서로가 속해 있는 세계로 다가서는 과정을 밀도 높은 긴장감과 현실적인 연대의식으로 풀어낸 소설 '딸에 대하여'가 프랑스의 세계적인 출판사 갈리마르에서 출간되며 작가를 향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평받는 딸에 대하여는 현재까지 전 세계 16개국 언어로 번역됐다. 

'경청'은 그간 김혜진 소설이 천착해 왔던 주제, 즉 타인을 향한 이해의 가능성에 대한 문제 의식과 맥을 같이 하지만 기존의 작품들과 전혀 다른 시선을 제공하며 세상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세상으로부터 철저하게 차단당한 뒤 인생이 멈춰 버린 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번 소설은 빠르게 판단하는 것에 익숙해진 세상을 상대로 어떤 판단도 할 수 없는 침묵의 순간을 쌓는다. 인물이 변해 가는 사이, 세상을 판단하는 우리의 속도에도 변화가 시작된다. 

'경청'은 모두의 비난을 받고 있는 한 사람을 향해 어떤 입장도 취하지 않는다. 그저 그가 자신의 삶에서 치르고 있는 대가가 무엇인지 바라보는 관찰자의 시선을 고집스러울 정도로 완고하게 유지할 뿐이다.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악인, 용서받지 못한 가해자, 어쩌면 가혹한 누명을 뒤집어쓴 피해자, 역경에 굴복한 패배자…그러나 그 고집스러운 관찰자의 시선 속에서 우리는 그를 판단하고 싶은 욕망을 유보하게 된다. 그를 하나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을 끝내 주저하게 된다. 무엇인가를 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렵고, 때로는 그것이 더 중요한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과 함께. 김영무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청년 김대중의 정신을 이어가는 한동훈
  • 신천지예수교 전주교회-전북혈액원, 생명나눔업무 협약식
  • 남경호 목사, 개신교 청년 위한 신앙 어록집 ‘영감톡’ 출간
  • 우진미술기행 '빅토르 바자렐리'·'미셸 들라크루아'
  • '여유 슬림컷' 판매량 급증! 남성 건강 시장에서 돌풍
  • 옥천문화연구원, 순창군 금과면 일대 ‘지역미래유산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