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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지 탄소 저장으로 미래를 위한 실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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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지 탄소 저장으로 미래를 위한 실천을
  • 전민일보
  • 승인 2022.10.14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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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은 지구의 피부다. 사람의 피부조직이 외부자극에 저항하여 우리 몸의 면역력에 단단히 한 몫 하고 있듯이 지구의 토양에는 엄청나게 많은 탄소가 저장되어 있어 토양 관리만 잘해도 지구 온난화 등의 기상 이변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예측 불가능한 기후 위기의 시대, 토양의 가치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거대한 탄소 보유고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토양은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하는 포집기이자 오랜 세월 자라온 동식물의 사체를 탄소로 흡수하는 저장고이다. 그래서 탄소 비축량이 엄청나다.

전 지구 토양에 함유된 탄소는 2조 5,000억 톤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대기 중 탄소량의 3배, 지구상 살아있는 동식물이 흡수하는 탄소량의 무려 4배 이상이다.

지구의 토양에서 유실된 탄소량은 1850년 이후 인간이 야기한 전체 탄소 배출량의 10분의 1에 달하고 현재 엄청나게 많은 탄소가 빠져나간 상태인데도 토양은 여전히 막대한 탄소저장고이다.

역으로 약간의 토양 탄소 함량 증가가 있다면 지구 기후에 극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토양 탄소가 단 1%만 증가해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는 2%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토양을 살리는 것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인류 문명이 태동한 대부분 지역은 온화한 기후와 기름진 토양이 있어 농사가 잘 됐다. 당연히 토양에서 인류의 먹거리가 시작되었고 식량생산의 근간 역할을 해 왔으며, 그래서 토양과 가장 밀접한 산업은 단연 농업이다.

농업은 지구 환경에 있어서 온실가스 배출도 하지만 영농방법에 따라 저장도 가능하다.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시키고 소량이라도 탄소 저장량을 늘여야 하는 이유다.

그래서 이제는 농사짓는 과정에서 그동안 당연하게 해왔던 방법들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논물 가두기, 토양 경운작업, 관행적인 화학비료 사용 등 편리함과 효율성만 추구하는 방식이 아니라 탄소의 배출을 줄이고 저장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새로운 농사방법, 저투입지속 농업으로의 방향 전환이 필요한 때다.

먼저, 논물 자주 빼주기이다. 벼농사를 위해서는 논에 물을 가두게 되는데, 이 때 산소가 부족한 환경이 구축되어 혐기성 미생물에 의한 메탄이 발생한다. 벼의 경우 생장기 중 물이 필요 없는 시기에 논물을 빼주면 메탄가스 형태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

다음은 논밭을 가는 경운작업 최소화이다. 상식적으로 농사짓기 전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땅을 깊게 갈아 엎는 일이다. 잡초도 제거하고, 땅을 부드럽게 해야 농작물이 잘 자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땅에 숨겨져 있던 탄소가 공기 중으로 배출된다. 잦은 경운은 토양 속 탄소의 배출을 돕게 되니 이제는 삼가해야 한다.

또한, 필요로 하는 양 만큼만 비료나 퇴비를 공급해야 한다. 작물이 흡수하지 못하고 남을 정도의 많은 양은 토양에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로 배출되거나 물에 씻겨 내려가는데, 이로 인해 강에 부영양화가 일어나고 그 결과는 일명 ‘녹조라떼’다. 질소비료를 만드는 주 재료인 암모니아 합성을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도 제법 많이 발생하므로 화학비료 투입량을 줄이면 탄소 발생도 줄일 수 있다.

녹비 작물을 재배하여 비료 사용량을 줄이기, 피복작물을 심어 토양 침식과 유실을 방지하기, 퇴비·바이오차 등 유기물을 토양에 투입하여 탄소 저장량 늘리기 등이 있다. 특히, 토양 중에 유기물(주로 탄소)을 늘리면, 토양의 비옥도나 보수력이 개선되어, 작물 수량의 증가나 가뭄 피해의 경감 효과가 있다.

그러나 온실가스를 줄이고 탄소를 저장하기 위한 이러한 여러 방안들은 그 이면까지 고려해야 한다. 무경운 농법 또는 최소 경운으로 인한 작물 생산성과 잡초관리 등 문제 가능성도 있다.

유기물(퇴비) 다량 투입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 및 수질오염 우려에 무조건 많이가 아닌 적량을 투입할 수 있어야 하고, 녹비작물과 피복작물 재배에는 다른 에너지의 투입이 필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탄소 저장 능력은 부각하고 단점은 최소화하여 작물 생산성과 환경보존을 양립하기 위한 기술 개발 우리의 지혜를 더해야 한다.

어느 때보다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 연구에 대한 투자, 현장 농업인들의 인식개선이 중요한 시기이다. 농경지의 탄소 저장은 미래 세대에 건강한 토양을 물려주기 위한 우리들의 실천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토양은 예전처럼 앞으로도 농업생태계뿐만 아니라 지구 환경의 지속적 측면에서 다양한 가치를 제공해 줄 것이다

엄미정 전북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 토양비료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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