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호남평야의 벼농사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우리 내 삶의 모습과 그 안에서 발전된 공동체간의 융합을 상징하는 ‘농악’을 모티브로 한 창작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전라북도립국악원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2022년도 제31회 무용단(단장 이혜경) 정기공연 '진경(進慶)'을 선보이는 것.
이번 정기공연은 오는 14일 저녁 7시 30분과 15일 오후 4시에 각각 개최되며 작품 '진경(進慶)'은 해로운 것을 쫓고 경사(慶事)로운 일을 맞이한다는 뜻을 가진 ‘벽사진경’의 상징성에서 출발해 넓디넓은 호남평야를 품고 곡창지대를 일구어낸 전라북도의 ‘농악(農樂)’을 모티브로 얻어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창작작품이다.
'진경(進慶)'은 흙을 고르고 땅을 일구며 살아왔던 우리에게 농사의 고단함을 달래고 마을의 안녕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신명을 얹었던 마을공동체를 위한 굿 ‘농악(農樂)’이 바탕이 된 작품이다.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진경’이라는 상징성에서 출발해 ‘물’과‘평야’, ‘농사’와‘농악’ 그리고 어려운 시기를 버티고 있는 우리를 ‘위로하다’라는 확장된 개념까지를 여러 각도에서 접근했다.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단지 육체적인 고단함만이 포함된 것이 아니라 계절의 절기와 기후 위기라는 시간 속에서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법도 배워간다. 그래서 해로운 것들을 쫓아내고 풍년을 기원하는‘벽사진경(?邪進慶)’의 의미를 담아 ‘농악’이라는 형태가 생겨났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고립과 단절을 견디며 버겁고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위해 ‘농악’ 한 판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다 ‘농악-진경(進慶)’은 기존 선입견을 넘어 농악만의 멋과 감정 그리고‘사람 사는 이야기’가 담긴 공감으로 다가가게 될 것이다.
진경은 풍물 장단의 역동성에 들숨과 날숨으로 풀어내는 우리 내 춤사위가 절묘하게 호흡 속에 살아 숨 쉬며 그러한 자연스러운 호흡을 신체 밖으로 표출시켜 ‘맺고-풀고-어르어’ 이번 작품에 펼쳐냈다. 오랜 세월 눈과 비, 모진 바람 맞으며 삽자루와 호미자루, 지렛대 하나 들고 땅을 파 엎으며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는 것과 같이 모두의 염원과 희망, 축원, 감사의 마음을 담아 현대적 감각의 독창적인 면과 깊고 풍부하지만 과하거나 넘치지 않는 그 지점으로 다양하게 해석한 안무에 맞춰 하나의 몸짓으로 표현했다.
주요배역으로는 농요(農謠)와 접목된 4장 ‘초로(初老)’의 ‘농부’역할을 맡은 송형준 단원과‘소’역할의 오대원 단원의 캐스팅에 주목할 만하다. 또한 무용단의 감성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춤사위는 창극단원 여섯 명의 진하고 농익은 성음이 만나 정점을 이루었으며, 이에 더해진 31인조 규모의 국악관현악단과 서양악기 객원들의 연주는 작품의 맛을 살렸다.
이혜경 무용단장은“모두가 한뜻이 되어 땀냄새 흩날리며 함께해준 단원들과의 연습 시간이 뜻깊고 감사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우리 무용단 공연에 힘찬 응원과 진심 어린 격려의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희성 전북도립국악원 원장은 “앞으로도 우리 14개 시·군의 우수한 지역문화 자원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작품화를 이어나갈 것이다. 이번 공연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는 우리의 모습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바란다”며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했다.김영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