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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성(性)과 요즘 미투(Me-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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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성(性)과 요즘 미투(Me-too)
  • 전민일보
  • 승인 2022.08.2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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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인간은 오욕(五慾)을 지니고 산다고 했다. 오욕이란 물질적 욕망인 재물욕, 먹고 싶어하는 식욕, 생리적으로 짝을 찾는 성욕, 숙면으로 안식을 취하는 수면욕, 이름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명예욕 등이다.

이 다섯 가지 욕망을 가지려고 하면 이 사회는 질서가 파괴되고 인간이 살아가는 윤리 도덕 등 법질서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이 신성한 성을 포기하고 악용하면 개인윤리가 파괴되고, 개인윤리가 파괴되면 생활의 보금자리인 가정이 파괴되고, 가정윤리가 파괴되면 국가윤리가 파괴되어 그 사회는 중심을 잃어 흔들리게 되어 결국 사회질서가 무너지게 될 것이다.

고려 말 조선 초 문신인 황희(黃喜)1363~1452)선생은 세종대왕 때 영의정으로 네 임금을 잇따라 섬기고 정승으로 24년을 재임한 어질고 바르며, 너그럽고 청백한 관리로 이름 높은 재상이었다.

당시 조정에서는 관리의 행실을 바르게 하기 위하여 관청에 소속되어 있던 기생들을 모두 없애자는 주요 대신들의 의견의 합치를 보고 세종에게 건의하기 전에 영의정인 황희에게 결재를 올렸다. 모두들 평소 황희의 곧은 자세로 보아 틀림없이 결재를 할 줄 알았다.

그러나 이 노 재상은 뜻밖에도 결재를 하지 않았다. 재상들은 예상 밖의 태도에 놀랐지만, 황희가 반대하는 이유는 아주 깊은 뜻이 있었다.

젊은 관리들이 집을 떠나 객지에 나가 홀로 있으면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제도상의 대상이 관기(官妓)였는데, 이를 모두 없애면 젊은 관리들이 자연히 여염집 여자들을 엿볼 것이며, 또한 부정한 방법으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할 수도 있어 오히려 윤리를 더 상하게 하고 선비의 도를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지방관으로 전출하면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족을 동반하지 못하게 하였다. 가족을 동반했을 때 민폐가 발생할 수도 있고, 공적인 부담도 있기 때문이었다.

황희 정승은 명분에만 집착하지 않고 인간의 본능까지도 통찰하는 열린 사고의 소유자였으며, 큰일에는 엄중하였으나 사소한 일에는 오히려 허허롭고 무관심한 사람이었다고 《조선 인물 실록》에 수록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미투 Me-too’라는 두 글자가 사회전반에 큰 이슈화가 되었다.

S검사가 상사인 A검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하고 오히려 인사 불이익까지 당하게 된 뒤, 상당기간 감내한 끝에 잠재되었던 수치심과 분노가 동시에 폭발했다. 오죽하면 검사가 법에 호소했을까?

그 뒤로 잇따라 정계, 재계, 학계, 종교계, 문화예술계, 체육계, 사회 전반으로 수없이 많은 성관련 사건들이 폭로, 또는 고발 고소되었다.

그야말로 들불처럼 번졌다. 이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으며, 그 위협과 수법, 장소도 다양했다. 억압성, 갑질성 학교, 술집, 노래방, 관광지, 지하철 내, 심지어 상가의 문상으로 슬픔을 같이 나누어야 할 비통한 장소까지 가리지 않고 일파만파 유행성 질환처럼 번졌다.

예부터 남성은 세 뿌리를 조심해야 군자의 도리를 다할 수 있다는 속된 말이 있다. 첫째, 입뿌리, 성뿌리, 발뿌리로 입은 무거워야 하고, 성은 자중해야 하며, 발은 가야할 곳 가지 말아야 할 곳을 명석하게 분별해야 한다는 의미다.

사회윤리 도덕의 지혜를 발휘하지 못한 성관련 행위는 패가망신의 첩경임을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신성한 성을 오락의 도구로 이용하여 성희롱, 성매매, 성접대, 성상납 등의 행위는 인간의 인격을 말살하는 파렴치한 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

수많은 인간이 운집한 집회, 지하철 객석 등에서 가지각색의 인간의 얼굴 모습은 위대한 성의 유산이다. 인간은 성의 의미를 지혜롭게 느끼면서 의식이 본능을 억누르는 지혜와 인내로써 처세해야 할 것이다. 가끔 신문, 방송에서 성이 인격임을 실감할 수 있는 뉴스를 접할 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아름다운 성을 추구한다. 다만 성은 사랑과 생명 그리고 쾌락이 주어질 때 더 아름답다.

하지만 잘못된 성, 즉 여성편력에 대한 스캔들이라도 밝혀지면 성공가도를 달리는 사람이라도 온 세상에 오명을 남기고 줄줄이 낙마한다.

학자, 정치인, 예술인, 스포츠인, 그 누구도 성도덕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자칫 자신을 지키지 못해 화를 입기 십상이다. 따라서 성의 올바른 이해와 실천은 인생의 길을 행복의 길로 인도하는 원칙이 아니겠는가!

고재흠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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