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문제로 자신의 차량 앞을 막아선 아내를 그대로 매단 채 출발한 30대 남성 A 씨에게 대구지법이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한 주차장에서 아내 B 씨에게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당일 A 씨는 자신의 차량에서 C 씨와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으며 C 씨는 남편과 내연관계에 있다고 평소 아내 B 씨가 의심하는 인물이었다.
이를 목격한 아내 B 씨는 C 씨의 머리채를 잡는 등 폭행했고, 이에 남편 A 씨가 차에서 내려 B 씨를 폭행했다. 이후 차량 보닛 위에 B 씨가 올라가자 B 씨를 메단 채 5m 구간에서 빠르게 전진과 후진을 반복했다. A 씨와 B 씨는 이혼 소송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상간자를 대상으로 한 위자료 소송은 배우자와 이혼소송을 진행하지 않아도 별도로 청구할 수 있다. 부부는 서로에 대한 정조를 지켜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부적절한 스킨십을 하거나 연인 간 사용하는 애칭을 쓰거나 데이트 등을 해서는 안 되며 이러한 행위를 할 경우 모두 부정한 행위로 인정되어 배우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된다.
단, 외도를 저지른 배우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단독으로 진행할 수 없으며 이때에는 이혼 소송도 함께 제기해야 한다. 따라서 미성년자 자녀에 대한 양육 문제나 경제적 자립 등의 이유로 이혼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 상간자 위자료 소송을 통해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상간자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중요한 점은 상간자가 배우자의 기혼 여부를 알고 만났느냐에 있다. 상간자가 기혼임을 알고도 배우자를 만났다면 위자료 청구소송이 가능하지만, 혼인 사실을 몰랐다면 위자료 손해배상 청구가 인정되기 어렵다. 또한 모든 경우에 상간자 소송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상간자가 배우자와의 외도를 하는 관계라는 점을 비롯해 배우자의 혼인 사실을 알면서도 고의로 만남을 이어왔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존재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법원은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넓게 해석하고 있다. 때문에 육체적 관계가 없더라도 부정행위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이다. 서로 애칭을 부르거나 애정이 담긴 말을 주고받는 것, 야간이나 휴일에도 연락을 자주 주고받았다면 부정행위로 보기에 충분하다.
다만 외도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몰래 녹음을 하거나, 동영상을 몰래 촬영하는 경우 오히려 형사처분의 이유가 될 수 있다. 또한 흥신소나 심부름센터 등을 이용한 불법 수집은 증거로 인정되기 어렵다.
실제로 배우자와 상간자의 외도를 알게 된 이후 감정적으로 대응하다가 상대방으로부터 형사 고소를 당하는 등 억울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상간자 위자료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면 무작정 증거를 수집하기보다는 합리적인 방법을 통해 증거를 모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증거 모으기가 어렵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증거보전부터 신청해 둘 필요가 있다. 또한 이혼을 결심했다면 이혼소송과 동시에 위자료 청구소송, 재산분할까지 함께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이혼전문 변호사를 통한 법적 대응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 대구 오현 법무법인 유웅현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