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질염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한해 동안 질염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129만 8,816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30대(32만 6,719명)가 가장 많았고, 20대(30만 7,799명)가 뒤를 이었다. 20~30대 환자 수는 전체 환자 수의 약 48%를 차지해 질염 환자 절반 가량이 20~30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질염은 분비물, 가려움증, 통증을 유발하는 질의 염증반응이다. 발병 원인에 따라 유형을 세분화할 수 있다. 정상 질내 산도의 변화에 의해 원래 질에 존재하는 박테리아의 과도 성장으로 인한 박테리아성 질염, 진균에 의해 발생하는 칸디다성 외음질염, 성교로 인해 옮겨진 기생충에 의해 발생하는 트리코모나스, 폐경 후 에스트로겐 수치 감소로 인해 나타나는 위축성 질염 등이 대표적이다.
질의 정상적인 박테리아 양에 변화가 있거나 감염이 주요 원인이며,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 수치 감소하면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성교나 질 세척 후 산도의 변화가 있을 수 있고, 꽉 끼는 옷이나 바람이 통하지 않는 옷을 입었을 때, 경구용 피임제 복용, 당뇨병 등에 의해서 질염이 생길 수 있다.
요즘 같은 여름에는 주의해야 한다. 고온다습한 기온으로 인해 세균 번식이 쉽고, 질 면역도 약화되기 쉽기 때문이다. 샤워를 자주해 질 내 환경이 건조해지는 것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질 분비물의 색깔, 냄새, 양의 변화와 질의 가려움증, 따가움 등이 발생한다면 질염을 의심해야 한다. 또한 성교 시 통증과 배뇨 시 통증이 나타날 수 있고, 질 출혈이 일어나기도 한다. 박테리아성 질염은 회색, 흰색 빛깔의 생선냄새가 나는 분비물이 특징적이며 성교 후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진균 감염으로 인한 질염은 가려움증이 주요한 증상이고 흰색의 끈적한 분비물이 보이며 트리코모나스는 녹색빛을 띠며 간혹 노란색의 거품이 낀 분비물이 나타나기도 한다.
컨디션에 따라 분비물 증가 등 이상 증상이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고 질염이나 성병을 증상만으로 자각하기가 쉽지 않다. 자칫 오랜 기간 방치하면 만성 질염이나 골반염을 초래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부인과 검진을 통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하는게 중요하다. 부인과 검진은 질염이나 성병뿐 아니라 자궁암, 난소암, 유방암 등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환도 예방하고 조기에 치료할 수 있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여성 건강검진은 연령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초음파와 자궁경부검사, 균 검사가 포함된 검진으로, 질염, 클라미디아, 자궁경부암, 자궁근종등 다양한 여성 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
질염은 세균 감염이나 성접촉 등에 의해 발생하고 그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고 재발이 잦은 편이다.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여성검진과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결 관리 시 전용 세정제를 사용하고 꽉 끼는 옷이나 속옷보다는 통풍이 잘되는 면으로 된 소재의 의류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면역력이 약화된 상황이라면 세균 감염에 취약해지는 만큼 워터파크나 대중목욕탕 등을 자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글 : 삼성조앤여성의원 이지연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