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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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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하는 것이 아니다
  • 전민일보
  • 승인 2022.07.22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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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일 민선 8기가 시작되었다. 피나는 사투 속에 성공한 사람도 있고 패배한 사람도 있었다. 수년간 표밭을 다져 왔어도 떠난 민심을 얻지 못한 사람도 있고 기대치만큼 쌓지 못해 쓴 잔을 마신 사람도 있다.

선거라는 것이 본디 냉혹한 것이다. 1등 말고는 국물도 없다. 우스갯소리로 선거에서 2등 하는 사람은 그 유혹에 빠져 벗어나지 못하고 평생 선거병으로 망한 사람을 여러 명 봐 온 터라 그 병은 정말 용한 의사를 만나지 않고서는 고칠 수 없는 고질병이 된다.

모처럼 경험해 본 선거판 현장에서 이번 선거는 그야말로 목불인견이었다.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없는 것을 만들어 내고 조금이라도 유리하다 싶으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휘젓는다.

그들에게는 사실 여부는 그리 중요치 않다. 일시적인 시민에 대한 마취 효과가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그리고 뒤에서 표 계산을 하고 있을 거다. 유권자들을 혼돈의 시간으로 만들어 놓아야 판단이 흐려질 것이고 흐려져야 거짓의 약발이 먹힐 테니까 말이다.

이제 연극은 끝났다. 어둡게 비추던 조명이 대낮처럼 환해지고 잠시 취했던 그 몽롱함은 이제 생시로 돌아왔다.

백성들이 이제 맘 편하게 민생고를 해결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민선 일꾼들이 해야 할 의무이자 과제가 남아 있다.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중 도경(道經) 17편에 백성개위아자연(百姓皆謂我自然)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임금은 공을 세우거나 일이 잘되어도 조심스럽게 말을 아껴야 하며 백성들 스스로 “내가 잘해서 이렇게 되었다” 이렇게 말하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노자가 말하기를 ‘가장 훌륭한 임금은 백성들이 그가 있다는 것만 알고, 그 다음가는 임금은 백성들이 가까이하면서 칭송하며, 그 다음가는 임금은 백성들이 두려워하고, 그 다음가는 임금은 백성들이 업신여기는 것이다’라 했다(太上下知有之其次親而譽之其次畏之其次侮之).

즉 가장 훌륭한 임금은 나라를 다스릴 때 무위(無爲)로 일을 처리하고 무언(無言)의 가르침을 펼쳐 백성들이 자기 처지에 맞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렇게 정치를 잘하면 백성들은 임금이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가 된다.

다시 말하면 단체장은 성과가 있다손 치더라도 내가 잘했다고 자랑하지 말고 시민들이 잘해서 도정과 시·군정이 잘 돌아간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자세를 낮추고 묵묵히 주민들만 바라보고 앞으로만 나간다면 백성이 스스로 그 단체장을 칭송하고 우러러볼 것이기에 그렇다.

작은 성과에 온갖 생색을 내고 모든 것을 혼자 다 한양 자랑질은 금물이다.

자치단체의 성과물이라는 것은 조직 활동의 부산물이다. 실무자부터 중간관리 그리고 최종 결정권자까지 그동안 쏟아부었던 공력의 결과이니 그렇다.

미리 준비하고 미리 예견하고 선제 공격하는 것이야말로 지방행정에 꼭 갖춰야 할 기본이 된 지 오래다. 그래야 경쟁 세계에서 우뚝 설 수 있기에 피땀 흘리는 노력이 수반되는 것이다.

30년이 된 지방자치, 그 생존경쟁은 치열하다. 그 경쟁에서 뒤처지면 이제 설 땅이 없다. 그래서 리더의 역할과 노력은 중요하다. 어려울 때 전면에 나서고, 편안할 때 후면에 서서 응원하는 것이 그의 자격이다.

김철모 시인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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