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직장갑질119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정신질환을 얻어 사망해 산재를 신청한 건수는 158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20년 87건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고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3년(53건)과 비교해 3배 증가한 수치다.
이렇듯 스트레스는 우리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심하면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하게 해소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먼저 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스트레스의 정확한 의미를 알아야 한다. 스트레스는 인간이 심리적 혹은 신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느끼는 불안, 위협의 감정(Lazarus, 1993)을 의미한다.
스트레스는 우리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요소로써, 적당한 스트레스의 경우 건강한 긴장감을 유도해 활력, 업무능력 향상, 비만 예방,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이를 전문 용어인 호르메시스(hormesis)라고 한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과할 경우 불안, 긴장도가 높아져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일상생활 속 심각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직장이다. 직장은 업무 성과, 승진, 연봉 상승 등을 위한 경쟁이 과도하게 이뤄지고 상하관계 갑질이 많이 나타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출퇴근 스트레스, 만족스럽지 않은 연봉, 과도한 업무, 직장 내 괴롭힘, 왕따, 대인관계의 어려움 등으로 직장 스트레스를 겪는 직장인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직장인의 경우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기 때문에 직장 스트레스에 취약할 수 있다. 직장스트레스가 심할 경우 충동적인 퇴사, 번아웃, 무기력증, 불안장애, 우울증 등을 겪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차 정신질환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예방하려면 업무와 일상을 분리해서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는 취미를 가지는 것이 좋다. 하루 7시간 이상의 규칙적인 수면, 건강한 식습관, 꾸준한 운동, 햇빛 보기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과 이야기하면서 직장 스트레스를 가볍게 해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직장 스트레스가 악화된 상황이라면, 일상 속 스트레스 해소법만으로는 스스로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다. 이 경우 정신과에 내원해 전문의와 함께 자신의 증상을 살펴보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약물치료를 기반으로 이완훈련, 상담치료, 정신치료, 인지치료 등 다양한 방법을 적용해 직장 스트레스를 줄일 필요가 있다.
워라밸을 지키면서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소를 위한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생각될 경우 지체 없이 의료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 정신과에서는 직장스트레스 치료법으로 약물치료와 함께 심신 안정에 기여하고 평정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이완훈련, 부정적인 사고를 변화시켜 정신적 질환을 해결하는 인지치료 등을 진행한다. 스트레스의 심한 정도, 내원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하다.
글 : 삼성동 연세삼성정신건강의학과의원 이선화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