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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신체강탈자문학공모전 수상 작품집 '내 몸을 임대합니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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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신체강탈자문학공모전 수상 작품집 '내 몸을 임대합니다' 출간
  • 김영무 기자
  • 승인 2022.06.1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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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신체를 빼앗는 신체강탈자를 소재로 한 소규모 문학 공모전인 ‘제2회 신체강탈자 문학 공모전’ 수상작품집이 황금가지에서 출간됐다. ‘신체강탈자 문학’은 외계의 생명체나 미지의 존재가 인간의 몸을 잠식하고 조종한다는 설정의 SF의 하위 분류로 꾸준히 인기를 얻어온 장르로서, 1938년 존 W. 캠벨 주니어의 중편소설 「거기 누구냐?(Who Goes There?)」를 그 시초로 보며, SF 거장 빅3인 로버트 A. 하인라인의 『꼭두각시 주인들(The puppet masters)』와 잭 피니의 『바디 스내처(Body Snatchers)』 등을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는다.

이번에 출간된 『내 몸을 임대합니다』에는 제2회 신체강탈자 문학 공모전 수상작 다섯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대상 수상작이자 신체를 임대하게 되는 근미래의 모습을 현실 풍자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맑시스트」부터, 외계에서 온 미지의 생명체들이 인간의 몸을 잠식한다는 기본적인 설정에 충실한 『믿습니까』, 『악취』와 게임 속 내용이 외계의 다른 행성과 연결되어 있었다는 설정의 「트루플래닛」, 콜드 슬립에서 돌아온 누나의 기이한 이타적 변화를 다룬 「자애의 빚」까지 같 은 소재이면서도 저마다 읽는 이의 상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전개와 탄탄한 세계관을 담아내었다는 평가를 받은 수상작들로 구성돼 있다.

김시인 평론가는 도서 말미에 수록한 서평을 통해, 이 작품집을 통해 신체강탈자 문학이 처음 선보인 1938년과는 다른, 이 시대만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한다고 평했다. 당선작인 「맑시스트」는 종말이나 인류 멸종에 관한 배경을 기반으로 하는 신체강탈자 문학과 궤를 달리 하는 작품으로서, 대학 시절부터 지독한 맑시스트로 활동하며 자본주의에 맞서던 인물이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혀 자살로 생을 마감하려는 순간 ‘몸을 임대하고 돈을 준다’는 메시지에 홀리듯 찾아가 자기 몸을 맡기고 기억을 지워버린다.

타인의 건장한 몸으로 몇 년 동안 살아오며 완전히 자본주의에 물들어버린 지금, 과거의 맑시스트의 몸으로 돌아가길 거부하고, 결국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인공 신체 를 통해 맑시스트로서 진정한 자기 이상의 실현으로 도달한다는 결말에 심사위원들의 극찬이 이어졌다. 심사를 맡은 송경아 소설가는 “현실과 풍자적 상상이 정밀하게 교차하며 포스트휴먼 사회로 넘어가는 유머러스한 전개가 일품”이라며 당선작에 대한 호평을 남겼으며, 김종일 소설가는 “’내 몸 마련’이라는 자본주의의 과제에 내몰리다 ‘링고’라는 묘체 속에 기생하는 수백의 자아 중 하나가 되어 몸은 물론, 자아마저 빼앗기고도 기뻐하는 결말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섬뜩하다”고 평했다.김영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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