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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쓰는 한국의 SF작가 6명 인터뷰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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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쓰는 한국의 SF작가 6명 인터뷰집 출간
  • 김영무 기자
  • 승인 2022.05.2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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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쓰는 한국의 SF작가들을 인터뷰한 책이 나왔다. 저술 활동, 비평, 해설,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SF 세계를 활발하게 이야기하는 평론가 심완선이 김보영, 김초엽, 듀나, 배명훈, 정소연, 정세랑 여섯 작가를 만났다. 새로운 세상을 이야기하는 여섯 작가의 개개인의 가치관과 사고방식, 생활을 세밀하게 담은 인터뷰집 『우리는 SF를 좋아해』는 “일어나지 않은 일, 하지만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을 다루는 SF 세계의 매력을 보여 준다.

심완선은 SF라는 장르가 낯선 독자에게 건네는 말부터 글을 쓰는 일,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 법, 작품 디테일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나누었다. 심층적인 대화를 통해 SF 장르에 입문하려는 독자부터 SF 팬까지 고루 읽을거리가 있는 책을 만들고자 했다. 특히 SF의 넓은 스펙트럼을 촘촘히 채우기 위해서 노력했다. “1990년대부터 2020년대에 이르기까지, 말하자면 SF 농도가 짙은 사람부터 옅은 작품까지, 세계에 집중하는 작가부터 인물에 집중하는 작가까지” 고루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했다.

작가마다 키워드를 찾아 작가의 작품 세계 전반을 다루면서도 공통 질문들을 통해 각 작가의 특징을 알아볼 수 있도록 책을 구성했다. 이 인터뷰집은 한국, SF, 작가라는 세 가지 주제로 엮인 여섯 작가의 줄기들로 한국 SF의 지도를 채워 나가려는 시도다. 심완선은 “우리는 타인의 글에서 삶을 보고, 누군가 그곳에 있다는 점을 확인한다.”라고 말한다. 각자의 길을 걷는 우리가 실은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는 안도감이 우리가 글에서 얻는 위안이라는 것이다. 현실을 대체하는 환상 세계일 것만 같은 SF 세계에도 뾰족한 해답이나 구원은 없다. SF는 현실의 빈틈과 가능성을 마주하는 공간이다.

SF 세계에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혐오나 차별이 사라지고, 장애 요인이나 비정상이라고 여겨지는 것들이 강점이 되기도 한다. ‘표준’이 바뀐 세상을 상상하며 작가들은 오늘의 빈틈을 마주하고 내일의 가능성을 기대한다. 작가들이 SF 세계를 통해 이야기하려는 것은 도피처로 작동하는 유토피아가 아니다. 현실과 달리 무언가 뒤바뀐 SF 세계를 통해 적어도 우리가 지금 사회에 대해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 그래서 달라진 미래를 함께 꿈꿀 수 있다면 SF는 우리에게 가능성의 공간이 된다.

심완선이 만난 여섯 작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글을 쓴다. 작업 시간과 작업 공간부터 이야기를 짜는 방식까지 모두 다르다. 하지만 글을 쓰는 즐거움만큼은 모두가 누리고 있었다. 작가 경력이 20년에 가까운 김보영 작가는 “글쓰기보다 재미있는 일이 없다.”라며, 글을 쓰는 것보다 글을 쓰지 못하는 것이 힘들다고 말한다. “즐거움과 일이 맞닿아 있다.”라고 말하는 김초엽과 “제가 쓴 글이 저를 자꾸 다른 곳으로 보내요.”라고 말하는 배명훈은 글 쓰는 일을 통해 느끼는 성취감과 글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며 경험하는 특별한 일들을 나누기도 했다.

그러나 SF라는 영토가 공고히 자리 잡았는지는 아직도 확신할 수 없다. SF의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는 여섯 작가는 현실을 덤덤하게 이야기한다. SF라는 장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지난 세월 SF 작가로 살아오며 겪었던 어려움을 솔직하게 전하면서도 서로의 글을 보며 얻은 위안, 한국 SF의 계보가 쌓이며 얻은 유대감, 미래의 SF 작가들을 위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들을 함께 말한다. 불안하고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글을 쓰며 환경을 만들어 온 작가들이다. 심완선은 인터뷰를 통해 한국 SF 작가들의 성실하고 단단한 열정을 세상에 내보였다.김영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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