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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혜 시인 두 번째 시집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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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혜 시인 두 번째 시집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지' 출간
  • 김영무 기자
  • 승인 2022.05.1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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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혜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지?』가 출간됐다. 유년 시절의 기억을 환상적 이미지를 경유해 풀어냈던 첫 시집 『내가 훔친 기적』 이후 5년 만에 출간하는 신작 시집이다. 두 번째 시집이 출간되기까지의 5년은 강지혜 시인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현재에 부딪혔던 시간이다.

생면부지의 섬 제주로 이주하고, 처음 경험해 보는 일을 업으로 삼고, 결혼을 하고, 딸이 태어나는 동안, 강지혜 시인은 기억 속에 묻어 두었던 장면들을 길어 올리던 시선을 생생한 현재로 옮겨 왔다. 온통 처음 겪는 일들에 둘러싸여 가족과 생업, 삶과 꿈에 대해 선뜻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가득 품게 된 시인은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지?』를 통해 차근차근 새로운 이야기를 꺼내어 놓는다.

이때 시인을 사로잡은 것은 비밀인 것과 비밀이 아닌 것의 경계에 대한 고민이다. 비밀은 왜 비밀이 되는가? 무엇이 나를 말하지 못하게 만드는가? 고민 끝에, 꽁꽁 숨겨 두지 않는 것이 더욱 마땅했던 비밀들이 마침내 시의 꼴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 고백이자 다짐처럼, 때로는 선언처럼 이어지는 시편들을 통해 우리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각자의 시간들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누구나 비밀은 있다. 시인 강지혜 역시 다른 이들에게 털어놓기 어려운 비밀들이 가득 담긴 상자를 가졌다. 그런데 그는 상자를 꼭 껴안고 숨기는 대신 상자 안에서 비밀이 아니어야만 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골라내어 바깥에 펼쳐놓는다. 시집에 첫 번째로 수록된 시 「꽃나무의 가계」에서부터 등장한,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지?”라는 질문에 화자는 그건 비밀이 아니라고, 그러므로 “언제든 말하고 싶을 때, 말하고 싶은 사람에게 말해도 좋”다고 답한다.

선언과도 같은 대답을 증명하듯 시집 곳곳에는 낱낱이 풀어헤쳐진 비밀들이 가득하다. 부부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는 관계 속에서도 어쩌면 나와 너는 서로 등을 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나(「부부」), 눈물과 땀이 가득한 육아 일지 속 “우리라는 허상이/ 켜켜이 바스라진다”고 털어놓는 것, 집이라는 공간은 “삶도 떠날 수 없고/ 죽음도 숨을 수 없는” 지독한 곳이라고 고백하는 것처럼(「신혼」) 마침내 정체를 드러낸 비밀들이 차곡차곡 쌓여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그렇게 “가슴을 내리치며 주먹을 깨부수며 태어난 노래”(「시인의 말」)가 한 권의 시집으로 묶였다. 김영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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