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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거룩한 계보’, 전북 정치는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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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거룩한 계보’, 전북 정치는 죽어간다 
  • 전민일보
  • 승인 2022.04.1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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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개봉한 한국영화 ‘거룩한 계보’는 조직폭력배인 주인공이 두목과 친구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고 처절한 복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정과 의리는 이해관계에 따라 언제든지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조직폭력배들의 뻔한 습성을 기본 모태로 줄거리가 이어진다. 

결국은 미화될 수 없는 조폭 소재에 ‘성스럽고 위대하다’는 의미의 거룩하다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다.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지역 정가에서는 ‘계보정치 구태’가 부활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발단은 3선 도전에 나선 송하진 전북도지사 컷오프 사태에서 비롯됐다. 시스템 공천을 표방한 민주당의 공천심사 자격 기준대로라면 탈락 사유가 없는 송 지사의 컷오프는 지역 정가를 크게 술렁이게 하고 있다. 

민주당 공관위는 정체성과 기여도(25점), 의정활동 능력(10점), 도덕성(15점), 당선 가능성(40점), 면접(10점) 등 정량화된 지표를 통한 시스템 공천을 공헌했다. 송 지사는 사실상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 5명의 후보 중 압도적인 1위로 평가됐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정치적 텃밭인 전북도지사 컷오프 탈락에 따른 해명은 있어야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아무런 해명도 없다. 송 지사 측은 거물급 정치인의 지시를 받고 특정세력이 공천에 개입했다며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실 지역 정가에서 오래전부터 나돌던 소문이었고, 결과적으로 송 지사 컷오프가 현실화하면서 구체적인 실명까지 거론되고 있다. 요즘 시대에도 계보정치가 활개 한다는 것은 기가 찰 노릇이다. 

공정과 정의를 앞세우며 정치교체를 강조한 민주당은 뒤로는 오만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북은 민주당 일당독점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북에서는 세 살 난 아이도 공천을 받으면 본선에서 당선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이다. 

적어도 텃밭에는 후보의 자질과 역량 등 경쟁력보다는 정치권의 입맛에 따라 후보를 결정해도 어차피 민주당의 승리라는 오만이 자리하고 있다. 오죽하면 ‘전북 단체장은 민주당 임명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지. 

이 같은 문제는 어제오늘 만의 일이 아니다. 전북 경제와 정치발전은 민주당 일당독재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없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누가 봐도 상식을 벗어난 공천이라도 민주당은 전북지역 반발여론을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잠시 시끄러울 수 있지만, 어차피 전북 유권자들은 우리 정당 후보를 안 찍을 수 있겠냐는 인식이 강하다. 이 같은 정서는 구태의 산물인 그들만의 거룩한 ‘계보정치’의 생명선을 이어가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

‘그들만의’, 그들만 위한‘ 거룩한 계보의 구태 정치에 전북 정치 전체가 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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