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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경 시인 두 번째 시집 '꿈을 꾸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되었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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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경 시인 두 번째 시집 '꿈을 꾸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되었다' 출간
  • 김영무 기자
  • 승인 2022.04.05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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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경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꿈을 꾸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되었다'가 출간됐다. 첫 시집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에서는 꿈과 생, 그 사이에 벌어진 상처의 수많은 면면들을 생생하고 세밀하게 재현해 냈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꿈과 생을 한데 뒤섞어 버린다. 얼마간 선언적인 제목처럼, 시인은 꿈을 잠든 뒤에 꾸지 않고, 깨어 있는 동안의 삶 속에서 속속들이 골라낸다.

꿈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당장 잡아챌 수 있는 것이라는 듯. 꿈과 분리된 민낯의 삶은 전보다 더욱 지독하고, 삶으로부터 솎아 낸 꿈은 더욱 처절하다. 시인은 자신을 ‘칼잡이’라 정의 내리고, 삶을 부수고 때로는 달래 가며 그만의 꿈 찾기를 끝까지 밀고 나간다. 시집 '꿈을 꾸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되었다'는 꿈은 ‘꾸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 이후 어떻게 꿈을 실현해 나갈 수 있는지를 탐구해 보려는 과정의 기록으로, 꿈이라는 말이 지닌 부드럽고도 비현실적인 감각을 너무도 현실적이고 치열한 감각으로 바꾸어 놓는다. 

권민경 시의 화자는 자신을 ‘칼잡이’로 정의 내린다. 그는 자신이 '왜 운명적으로 칼잡이로 태어났는지' 알고 있다. 그의 기도가 그러했던 것처럼, 그의 칼 역시 현실을 향해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 쉽지만, 의외로 그의 칼은 '생업으로의 칼'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다. 그는 칼을 쓰는 행위를 통해 무언가 '표출되는 것'을 감각하며 자신을 '세상의 것을 벗어난 아름다운 무엇'으로 느낀다.

기도를 하되 현실을 향해, 칼을 쓰되 초월적인 가치를 향하는 권민경의 시는 강한 운동성을 지녔다. 그렇게 시가 진동하는 와중, 문득 솟아 나온 사랑의 말들이 있다. “내 칼과 나는 서로 공명 중”이라 진술하던 화자가 이내 사랑하는 이를 향해 당신이 “죽지 않았음 좋겠어”라고 고백하는 장면. 날카로운 기도와 아름다움을 좇는 분투 사이 때때로 고개를 드는 사랑의 말들, 이는 권민경의 시 세계 전체를 향한 은유처럼도, 우리의 삶에 대한 은유처럼도 읽힌다. 

최가은 문학평론가는 "권민경의 꿈에서는 개구리알 냄새와 같은 비릿한, 강아지, 땀, 오늘 겪은 일들의 냄새가 뒤섞이며 육박해 온다. 그것은 '나'로부터 발산하는 냄새이며 '나'를 구성하는 냄새이자, 돌연 '나'를 초과하여 다시금 '나'를 가격하는 냄새로서 그것으로 이 세계를, 세계와 연루된 존재인 '나'를 감각하게 한다"고 평했다.김영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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