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중석 작가의 설치 초대전이 5일부터 17일까지 전주한옥마을 문화공간 ‘향교길68’ 제 2전시관에서 열린다. 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우리 생활 주변에 방치된 금속 조각과 골판지 등 폐품을 오브제를 다양한 건물과 사물을 만들어낸다. 그 낡은 것들이 그의 손을 거치면서 기차가 되고, 때로는 비행기가 되고 빌딩이 되기도 한다.
그의 작품 속에서 공통적으로 엿보이는 것은 ‘향수’다. 아련하고 애틋한 낡은 추억들을 끌어내 그 앞에 서게 한다. 우리가 소중하다고 여기면서도 잊고 살았던 그리운 것들. 그의 작품 속에서는 그 소중한 기억들이 되살아난다. 그는 전주에 대한 애정이 깊다. 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중년들에게는 추억이 가득한 민중서관, 제일극장, 아카데미극장, 고려당, 다솜 커피숍, 아리랑제과점 등이 그의 작품의 배경이자 영감으로 작용한다.
오 작가의 작품은 장난감 같기도 하고, 건물은 남루한 구도심을 연상하게 한다. 하지만 그는 작품을 통해 낡은 것들의 소중함을 얘기한다. 아날로그 정서가 물씬하다. 그래서 더욱 애정이 가고, 애틋함도 커진다. 오중석 작가는 그동안 많은 아픔을 겪었다. 모 특수학교의 교사로 재직하던 중 학교가 폐쇄되면서 교사들은 방치됐다. 어느 기관도 책임지기를 회피하던 상황에서 교사들의 명예 회복과 권리를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그 과정에서 그는 마음의 스트레스로 몸에 병을 얻었고, 오랜 아픔을 겪었다. 최근 들어서야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면서 마음의 상처도 많이 아물었다. 상황을 이겨내면서 얻은 흉터는 두고두고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남았다.
오중석 작가를 초대한 전주한옥마을 문화공간 ‘향교길68’ 조미진 대표는 “그는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성질이 모났으면 악다구니라도 쓰겠지만 그러기에는 심성이 너무 여리다”며 “그는 작품으로 우리가 잊고 있는 소중한 것들에 대한 기억을 소환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중석 작가는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전북미술대전 대상, 전북청년대상 동백장 등을 받았으며, 많은 단체전에 참여했다. 김영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