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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보다 악성 민원이 더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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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보다 악성 민원이 더 힘들어
  • 이정은 기자
  • 승인 2021.12.27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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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실내배드민턴장으로 이전...식사공간·휴게시설없어 ‘난감’
- “일부 검사자들 폭언이 더 고통...예의와 배려에 더욱 힘이 날 것”

 

"업무 스트레스도 크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더 커요"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선별진료소를 찾는 일부 시민들의 몰지각한 태도에 의료진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전주 덕진선별진료소가 한국소리문화전당 맞은편 전주실내배드민턴장으로 이전됐다.

덕진선별진료소에 따르면 25일에는 500명 중반, 26일에는 600명 중반대의 검사가 진행됐으며, 27일 오전 11시 기준 200여 명이 이곳을 찾았다.

이날 찾아간 덕진체련공원 실내배드민턴장에는 파란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검사를 하러 온 시민들을 친절히 안내하고 있었다.

덕진선별진료소는 기존 3개의 검체라인에서 이전 후 8개 라인으로 늘면서 검사자들은 긴 대기시간, 강추위로 인해 불편함이 한결 줄어들면서 빠르게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검사자들은 출입과 동시에 바로 전자 설문을 진행할 수 있었다.

대기줄이 적다 보니 검체 채취까지 10분이면 마칠 수 있었다.

이처럼 검사자들의 편의는 크게 늘었지만, 의료진들의 편의는 여전히 확보되지 못한 채로 진행됐다.

난방기 소리는 들리지만 검사장 내에서는 온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방한시설이 완벽하지 않다 보니 난방기구를 틀어도 온도가 올라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호복을 입어야 하는 의료진은 두꺼운 외투를 입을 수 없다.

거기에 기민한 작업을 하는 업무 특성상 장갑 또한 낄 수 없어 추위와의 사투를 벌여야 했다.

하지만 추위보다 더 힘든 것은 다름 아닌 검사자들의 악성 민원이었다.

덕진선별진료소 관계자 박모(40)씨는 "의료진들이 업무 스트레스도 받겠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코로나19 검사 방식이 고통을 수반하다보니 10명 중 7~8명은 심한 말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검사자 중 일부는 '왜 검사를 아프게 하냐, 하기 싫어 일부러 그러냐'면서 때리는 시늉까지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의료진들의 식사공간 및 휴게실이 따로 없는 점도 난감한 상황이다.

실제로 진료소 한켠에는 가림막들이 길게 세워져 있었는데 다가가 보니 바람이 숭숭 들이치는 ‘의료진 휴게공간’이었다.

검사자들도 쉽게 접근이 가능한 상황이라 의료진이 피로를 풀기엔 역부족인 모습 그 자체였다.

하루의 수백명의 검사자들이 오가는 곳이지만 검사소와 휴게실이 같은 공간에 있다 보니 정작 의료진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광경은 아이러니하게 보였다.

간호사 황모(32)씨는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고 확진자가 스스로 해본 자가키트에 음성이 나오자 의료진들에게 '검사를 제대로 안한 것이 아니냐'고 화를 내는 일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검사자분들의 힘든 상황은 이해하지만 의료진들은 화풀이 대상은 아니다"며 "서로가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고 배려해주시면 더욱 힘내서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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