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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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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생겼다
  • 전민일보
  • 승인 2021.11.26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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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의회 사무처장에 대한 송지용 도의장의 폭언 논란이 두 차례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 폭언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가 있고, 정황상 폭언의혹이 사실로 힘이 실리는 상황에서 송 의장의 대응이 너무나도 현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피해 당사자는 입장문을 통해 ‘제가 이번 폭언사태와 관련해 원하는 것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뿐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폭언 의혹이 제기된 이후 지난 23일 첫 기자회견에서 송 의장은 보다 진솔하면서 적극적인 공개사과에 나섰어야 했다.

하지만 당시에 송 의장은 폭언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본인의 목소리 톤이 높은데 마음이 여린 피해 당사자가 폭언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결과적으로 A사무처장의 멘탈이 약해 빚어진 해프닝이라는 쪽으로 몰고 가면서 2차 피해를 가하는 꼴이 됐다.

술은 먹었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웃지 못 할 상황과 뭐가 다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차라리 첫 기자회견에서 솔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 놓으면서 진솔한 사과와 당사자가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직접 찾아가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어땠을까.

송 의장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지난 25일 두 번째 기자회견에서 주변에서 만류가 있었다는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을 내놨다. 특히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 모든 것에 대해 본인의 불찰이고, (폭언)을 포함해 송구스럽다’는 취지로 사과했지만 설득력이 없었다.

무엇보다 공직사회에 파다하게 퍼진 폭언의 구체적인 내용조차 직접적으로 인정하지도 않았다. 다만 본인이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런 내용을 포함해서 사과드린다는 애매한 뉘앙스의 사과 아닌 사과를 했다. 

공직사회와 지역정가 안팎에서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생겼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도대체 누구의 조력을 받은 것인지 궁금할 지경이다. 우리사회의 직장내 갑질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이를 제지할 관련법도 마련된 상황이다. 

전임 의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물러났고, 그 자리를 이어받은 송 의장이 폭언 등 갑질 논란의 당사자로 사태가 커지고 있다. 지방의원은 공직사회에서 갑의 위치임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폭언이 발생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이후에 대응하는 자세도 아쉬움이 가득하다. 의장직을 지키려다가 정치생명마저 위협받는 상황까지 내몰렸으니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번 상황은 ‘모르쇠’ 보다는 초반에 모든 ‘카드’를 아끼지 말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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