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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11회 헌혈 공무원, 이진현 주무관을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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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11회 헌혈 공무원, 이진현 주무관을 만나
  • 이민영 기자
  • 승인 2021.08.13 00: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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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랑의 실천‘ , ’헌혈증 증정에 보람‘
이진현 주무관이 헌혈하는 모습
이진현 주무관이 헌혈하는 모습

200회 이상 헌혈을 실천한 여느 공무원의 소식을 며칠 전 접했다. 본보는 삼복더위에도 불구하고 힘들어 하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점이 돋보여 이 분께 연락을 취했다.

그는 ”가벼운 마음으로 아무 생각 없이 헌혈을 하다 보니 30년 세월이 흘렀다“며, ”소소한 봉사인데 인터뷰까지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는 대화를 이어갔다.

주인공은 서울시교육청 소속 서울산업정보학교에 근무하는 이진현 주무관(55세)이다. 그는 1986년 9월 군복무 시절, 헌혈차에 올라 드러누웠던 것이 계기가 돼 지난 해 2월까지 200회헌혈을 넘겼다.

그는 최근까지 211회 헌혈을 했고, 오는 19일 또 헌혈 날짜를 잡아 놓은 상태이다. 이 주무관은 군 시절 “지금 피가 부족하니 장병들은 헌혈에 동참하라”는 방송을 듣고 아무 생각이 없이 헌혈차에 올랐다.

“그날 이후 몇 번을 더 하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헌혈차에 누워 내 피가 누군가 필요한 환자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군대 전역 후에도 계속 실천하게 됐습니다”

이 주무관은 이제 헌혈하는 게 일상이 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는 몸 컨디션이 좋으면 헌혈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리고 헌현증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기증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가장 보람을 느낀 때는 2019년 8월 9일, 한국 백혈병 어린이 재단에 헌혈증 100매를 기부할 때였습니다”

그는 전북 임실군 출신으로 비교적 오지인 곳에서 성장했다. 그는 학창시절 고구마, 감자 등 시골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이웃끼리 나눠 먹으면서 성장했다.

네 것 내 것 따지지 않고 이웃들끼리 생활했기 때문에 서로 나눠주는 데 익숙하게 된 것 같았다며 아마 헌혈도 아무 생각 없이 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주변에 헌혈증을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나누어 줄 때 보람이 더 생기는 것 같았다”며, “몇년 전 구로구 소재 한 고등학교에 근무할 때 백혈병에 힘들어 하는 학생과 직장동료 어머니께서 필요로 한다기에 35개를 나눠드리고, 나머지를 대한적십자사에 50매를 기부했다”고 한다.

211회 헌혈한 이진현 주무관
211회 헌혈한 이진현 주무관

그랬더니 언젠가 대한적십자로부터 헌혈 유공장 명예대장을 받게 됐다. 이 소식이 이웃들에게 알려지자 “나도 모르게 책임감 같은 게 생기게 됐다“고 했다.

그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헌혈자가 급격하게 줄면서 헌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열심히 운동하고 몸 상태를 더 좋게 만들어 양질의 피를 헌혈할 수 있을 때까지 지내고 싶다“며, 앞으로도 계속 헌혈을 하고자 했다.

그러면서 ”헌혈은 처음 할 때 좀 무서운 생각도 들지만, 한번 해보면 별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헌혈은 약간의 시간과 건강을 내면 우리 모두 할 수 있는 가장 쉬우면서도, 더 보람찬 사랑 나눔“이라 말했다.

건강한 사람들이 여유로울 때 자신이 병마에 시달리게 될 때를 생각해 사전에 헌혈을 함으로써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진현 주무관은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헌혈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200번 헌혈 후 다시 취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울 =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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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2021-08-13 12:10:59
장기간 꾸준히 봉사하신 모습 존경스럽습니다. 이런분들이 계셔 아직 살만만 세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기사 읽고 행복해져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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